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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 - 개정증보판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부제는 sentimental travel 이다. 그런만큼 읽는 내내 소녀적 감성으로 돌아가 느닷없이 친구에게 엽서를 보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혼자 하는 여행은 언제나 쓸쓸해 보이면서도 자신을 찾는 느낌이 들고,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꼭 한번 해보고픈 그런 여행의 종류이다.
외국이어도 좋고 국내이어도 좋고, 한적한 마을이어도 좋을듯한 혼자만의 여행을 떠난다면 최갑수씨처럼 나또한 시인이 된듯한 느낌으로 노트에 끄적끄적거릴수 있을것만 같다.
그가 여행하며 찍은 사진들과,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에 이르는 그의 여행과 그의 마음을 책을 통해서 느꼈다.


마흔이 됐다.
마흔이 되고 난 뒤 다섯 달이 지난 지금,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서른보다는 마흔이 더 좋다는 것
서른에는 많이 아팠을 일들이
마흔하고도 다섯 달이 지난 지금은 뭐,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생각한다.
서른에는 사랑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았지만
마흔 하고도 다섯 달이 지난 지금은 냉면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다.
내 나이 쉰 하고도 다섯 달이 지났을 때
그때도 마흔보다는 지금이 더 좋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그건 분명 잘 살아온 인생일 것이다.
마흔 하고도 다섯 달.
시간은 괜히 흐른게 아니었구나. p165
이 구절을 읽을 때 참 좋았다. 내 나이가 작가가 말하는 나이에 비슷하고 나 또한 지금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중에 문득 내 나이 오십에는 지금보다 더 좋다고 느낀다면 그것만큼 좋은게 무엇이 있을까?
자연스레 주름지고 자연스레 늙으면서 지금이 참 좋다고 느끼면서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