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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 세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ㅣ 무라카미 라디오 3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3년 5월
평점 :
나름 책좀 읽는다고 자부하던 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르웨이의 숲'을 읽다가 포기하고 그 후 그의 단편집을 손에 잡았지만 역시 실패하고 나서 이 작가는 나와 잘 안맞는다고 생각하고 읽기를 포기했던 터에 이번에 그의 에세이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다시한번 시도를 해본 책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꽤 괜찮은 책이었다. 에세이를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문어체로 쓰여지는 이랬다. 저랬다의 말보다 어찌어찌 했습니다. 여러분은 그렇지 않습니까? 라는 식의 공손하고 대화를 하는 듯한 글체가 좋았다.
고양이와 음악과 채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쓰게 된다는 그의 고백처럼 그가 좋아하는 이런 이야기들이 주로 많이 나온다. 덕분에 그는 부인과 오래도록 살아가며 자녀는 없고 고양이를 키우고 운동을 좋아하고 여행도 아주 자주 다니며, 언론에 노출되어 사람이 알아보는것을 귀찮아 하는 그런 작가라는 그의 개인적인 것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은 것은 일종의 가능성의 저축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저축의 온기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때로 우리의 춥디추운 인생을 서서히 훈훈하게 해준다. p191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는 것을 후회라고 하지 않고 저축이라고 말하는 그의 긍정을 배운 글귀였다. 이런 글귀 말고도 여러 곳에서 그의 온화하고 긍정적인 생각들을 읽을 수 있었다. 결국 사람사는것 다 비슷한데 아웅다웅 살아서 무엇하겠는가, 여행하고, 독서하고,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면서 사는 그의 삶도 부럽고 좋게 좋게 생각하는 그의 마인드도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