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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력 - 예능에서 발견한 오늘을 즐기는 마음의 힘
하지현 지음 / 민음사 / 2013년 3월
평점 :
한창 공부할 때에 아들이 TV 앞에 앉아 낄낄대고 있으면 나는 화가나서 다른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하지만 아들의 웃음소리는 마치 정신나간 사람처럼 자지러지기 일쑤이다. 그러다간 나는 참지 못하고 한소리 퍼붓기 일쑤다.
정말 한심한 몸짓으로 뒹굴며 노는 프로그램에 아들이 빠져드는 것을 볼 때마다 그런 프로그램도 싫고 아들도 짜증이 났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후 당분간은 tv앞에서 뒹굴며 웃겨 죽겠다고 하는 아들이 밉게만 보이지는 않을것 같다.
그저 헛웃음만 유발하는 무식을 코드로 하는 예능이 나쁘게만 보였는데, 그렇지는 않은가 보다. 요즘 내가 즐겨보는 프로그램도 드라마보다 예능인걸 보면 내몸이나 내마음이 그걸 원한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도 있을것 같다.
스트레스가 내게 얹어준 짐을 덜어 내기 위한 배출구로 예능 프로그램은 충분한 기능을 한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별 의미 없이 흘려보낸 잉여의 시간은 나에게 여유를 준다. 하지만 때로는 마음 한구석 뭔가 부족한 기분이 든다. ~ 이 때 예능에서 빠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바로, 사실 일부러 비워 내려고 했던 '의미와 가치'다. 늘 빡빡하게 하루를 보내는 우리에게는 '의미의 강박'에서 벗어난 잉여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우리 본능은 또 한편 균형감각을 유지하기를 원한다. p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