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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평점 :
돌아가신 아버지로 부터 이메일을 받은 겐토는 아버지가 남긴 컴퓨터로 기간내에 신약을 만들라는 지시를 받는다. 한편 예거는 거액의 보수를 받기로 하고 아프리카의 피그미족에게로 임무를 맡고 떠난다. 하지만 그가 생각했던 피그미족 전체의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것은 없었고, 그가 마주한 것은 새로운 종의 인류였다.
미국정부의 말은 그가 마주한 모든것을 부정하고 있었다. 누가 옳은 것일까?
지구를 지배하는 지금의 인류와 그 전의 발전되지 않은 인류가 1만년 이상 공존하며 살았었다는 말은 내게 충격이었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신인류의 등장으로 지금의 인류는 유인원만큼 도퇴되는 동물의 종류에 지나지 않게 되지 않을까?
하이즈먼 박사가 인간의 잔인성을 경고하고 이제 신인류에게 자리를 내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대목에서 나는 인간이 정의와 윤리가 기본이 되는 상태에서 존재했었다는 것을 약간은 부정했다. 그의 말처럼 인간의 잔인함은 어느 동물을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잔인하며,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전쟁을 불사한다. 권력을 위해 악이 선이되고 선이 악이 되는 일은 빈번하게 일어나기도 했다.
지구를 끝장낼 핵폭탄의 버튼을 언제라도 누를 수 있는 미국의 대통령 이라는 자리에 자격없는 자가 앉아 있다면, 인간이 자신의 욕심만으로 제노사이드를 계속 행하고 전쟁의 역사를 반복한다면.. 하는 문제들에 대해 작가는 몇가지를 제시하는 듯하다.
그건 바로 공존이라는 키워드다. 이 책은 7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만큼 일본, 미국, 아프리카, 한국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에게 역할을 주었다. 그들은 권력이 주장하는 대의 보다 내가 아는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바치기도 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신약을 개발하기도 한다.
'루벤스는 이라크 전쟁을 모의할 때마다 신에게 기도를 해 왔던 남자를 바라보았다. 자타가 공인하는 경건한 기독교인. 천상에서 내려오는 빛을 받고 있는 그의 발치에 불관용이라는 이름의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전지전능한 존재를 꿈꾸며 이교도를 적으로 간주하는 것은 호모 사피엔스에게 널리 보이는 습성이었다. 피부색이나 언어의 차이뿐만 아니라 어떤 신을 믿는지도 적과 아군을 식별하는 장치로써 기능했다. 그리고 신은 회개했다고 말하기만 하면 대학살의 죄악도 사라지게 해 주는 편리한 존재였다.' p506
일본작가가 일본인의 극우적인 사고에 대해 치를 떨며 한심해 하는 책을 보니 위안이 된다. 이 작은 지구에서 누가 우월하며 또는 그렇지 않은 인종을 학대하며 제거도 서슴치 않는 인간의 역사에 대한 따끔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