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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찰스 부코스키 지음, 박현주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파트리크 쥐르겐트의 '향수'를 읽을때 나는 주인공의 특이한 케릭터에 빠지고 작가가 천재라고 생각했다. 위화의 '험삼관 매혈기'를 읽을 때도 주인공의 천진한 무식함에 빠지고 작가를 좋아하게 됬다.
오늘 찰스 부코스키의 '우체국'을 읽고 주인공 헨리 치나스키에 매료됬고 이 특이한 작가가 좋아졌다.
술주정뱅이에 호색한, 경마 도박꾼이며 조용히 앉아 일하거나 열심히 일하거나 고분고분 자신의 일을 하는 노동자이기를 정말 싫어하는 남자 치나스키...
작가는 정말로 독자에게 불친절하다. 여자를 섹스의 도구로만 바라보고 인종적인 언어를 서슴없이 써내려가고 가장으로서 안정적 삶을 살아야 할 의무를 배제하며 주인공을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이 만난 여성들과의 만남과 헤어짐이 어느날 아침 우연히 만나 인사하고 헤어지는 정도의 사람과의 만남처럼 건조하기 그지 없는 것 같고, 치나스키가 자신의 이야기를 그저 분명한 사실들을 나열한 것처럼 그의 내면세계는 묘사 되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읽고 난 후 그는 단순 노동자의 불합리한 노동조건과 관료주의에 대해 심하게 꼬집고 있다는 걸 알게된다. 23분만에 처리해야할 분류작업을 28분에 끝냈다는 것에 대한 면담, 고급면담 그리고 면담은 하찮은 일로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이 노동자가 아닌 관료라는 걸 말하고 있다.
-다른 동료들이 말하듯이 어디에서라도 일은 해야 하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 그게 노예의 지혜였다.
책을 읽을 때 분명 제1장은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을 수 있다.-물론 다른 장들도 다 멋지지만...
치나스키의 마초적 삶은 겉보기와 다른 그만의 삶이라는 점. 그가 결코 자신의 인생을 남의 비위나 맞추며 보내지 않고 살았다는 사실이 읽고 난 후 그가 행복한 자기 자신의 삶을 산 행복한 사나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요즘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끄는 바로 '강남스타일'의 남자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