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은 스스로 의심하고 변명하면서 불안을 키우는 묘한 힘을 가졌지만, 그 자체로 죄인지 판단하는 증거는 될 수 없다고 말하면서 흔히 고문 앞에서 죄인은 두려움에 무너지고 결백한 사람은 떳떳한 양심으로 버틸 수 있다고 하는데 사람의 몸과 마음이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라며 몽테뉴는 모든 종류의 고문은 반대한다고 말한다.
‘좋은 모습만 보이고 불편한 부분은 숨기는 것’에 대해 이처럼 자신을 편집하다 보면 보여주기 위해 만든 나를 더 진짜처럼 믿게 된다고, 하지만 어떤 행동은 그 순간의 선택이지 아직 겪지 않은 모든 성품까지는 아니라고, 그래서 사람을 판단할 때 행동보다는 행동들이 이루는 흐름을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망설임 없이 대답하는 편이다. 질문이 ‘나’가 아닌 타인이어도 우리는 사람을 어느 틈에 맞추어 규정하는데, 500년 전의 몽테뉴가 이미 지적한 부분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자신의 단점을 솔직하게 기술하면서도 그 안에 지혜가 가득하다. 기억력이 좋지 않아 거짓말쟁이가 될 수 없고 따라서 받은 모욕을 오래 기억하지 못해 삶의 짐을 덜어준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