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시간과공간사 클래식 4
잉게 숄 지음, 송용구 옮김 / 시간과공간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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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재에 저항하다 처형된 대학생 남매, 한스 숄(25)과 소피 숄(22)의 실화를 담아 소설적 기법의 기록이다. 저자는 이들 남매의 맏이인 엥게 숄이다. 이 책은 1952년에 출간된 그녀의 대표작으로, 백장미단 동료들과 동생들의 숭고한 저항 정신과 체포, 처형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기록했다.


 

이 이야기는 많고 많은 나찌 시절 이유없이 고통받았다는 유대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독일시민으로 살면서 전제주의를 강조하고 무조건 따르던 사람들 틈에서 이건 옳지 않다라는 생각으로 비폭력 저항했던 청년들의 이야기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들을 ‘자유의 영웅들’이라고 칭송하기도 했지만, 저자는 지극히 인간적인 행위였다고 말한다. 개인의 자유로운 발전과 자유로운 삶을 위해서 무언가 단순하고 당연한 것을 지켜냈을 뿐이라고...

한스 숄은 나치 독일에 저항했던 비폭력 비밀 결사 조직인 백장미단의 창립자이자 리더다. 한스 숄이 꿈 많던 10대 시절 히틀러 정권이 시작되면서 세상은 조국애, 동포애, 민족공동체, 향토애를 부추기는 주입식 교육에 열을 올렸다. 신문 TV에서 히틀러는 독일인을 평화롭고 자유로운 나라로 이끌 위대한 지도자로 연일 선전하는 모습이 선하다. 그런 상황에서 공동체의 일원이 된다는 뿌듯함은 얼마나 대단했을까? 한스는 ‘히틀러 유겐트’라는 단체의 회원으로 발탁된다. 하지만 한스는 단체에 대한 환멸을 느끼게 된다. 평소 좋아하는 노래도 부를 수 없고, 좋아하는 작가의 책도 압수당하는 상황은 나라를 위한 일원이 되었다는 뿌듯함도 잠시, 천편일률적 획일화, 강압적 단체는 한스가 바라던 모습이 아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유대인’에 대한 상황은 이해를 못하겠다는 한 소녀의 질문에 대한 지도자의 대답은 마치 사이비종교 지도자의 대답과 비슷하다.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의 의미를 분명히 아시는 분이니 이해 할 수 없어도 믿고 받아들여야’한다는 말은 곧 불신지옥이라는 말과 무엇이 다를까?

“본래 인간은 이 세상에 벌거숭이로 내던져진 존재이기에 자신의 미래가 암울한 장벽처럼 막혀 있다고 생각하면, 미래에 대한 약속에 귀가 솔깃해지기 마련이란다. 그런 약속을 떠벌리는 사람이 과연 믿을 만한 사람인지 생각조차 하지 않고 말이지”

p.23



모두가 획일적인 사고를 하고, 표현해야 하는 사회, 이 일원 중 누군가는 밀고자일지도 모르는 세상이다. 이들에게 두려움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공포 속에서도 자신의 양심과 도덕적 신념을 잃지 않은 진정한 용기를 보여준다. 인간의 존엄과 기본에 관한 철학이 발전한 나라 독일에서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가 없고 이성을 잃어가는 감시사회에서 유인물을 뿌리며 시민들의 각성을 바랐던 비폭력운동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있었다.



저자는 독일 국민들이 히틀러의 선동에 휩쓸려 침묵하는 것을 경계하며,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선 깨어있는 비판 의식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어느 날 선생님이 사라졌고, 학생들이 나치 돌격대원들 앞에 세워진 선생님에게 침을 뱉으며 지나가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한스 숄은 자신과 같은 동지를 만난다. 알렉산더 슈모렐, 크리스토프 프롭스트는 한스와 같은 문헨대학교 학생들이었다. 누구보다 촉망받고 장래가 촉망되던 젊은이들은 입을 막고 귀를 막는 나찌 정권에 저항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빠르게 처형당했다.



한스는 1942년 친구 알렉산더 슈모렐, 동생 조피 숄 등과 함께 조직을 결성했다. 그는 나치즘의 잔혹함과 유대인 학살의 진상을 알게 되면서 지식인으로서의 양심에 따라 히틀러 독재에 맞섰다. 나치 정권의 폭정을 비판하고 독일인들에게 저항을 촉발하는 내용의 비밀 반전 전단지를 제작해 대학가와 여러 도시에 배포하는 일이 백장미단의 주된 일이었다. 1943년 2월 18일, 한스 숄과 조피 숄 남매는 뮌헨 대학교에서 6차 전단지를 배포하다가 관리인에게 발각되어 게슈타포에 체포되었고 체포 직후 재판을 받고 1943년 2월 22일 단두대에서 처형되었다..



백장미단은 나찌에 큰 해를 입히지도 못했지만, 용기있고 정의로운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고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전두환시절 학생들 사이에 필독서로 읽혔다고 하는데, 조지오웰의 1984가 SF에 등장하는 상황이 아닌 1940년 독일에서 그리고 아직도 일부 독재국가에서 자행되는 실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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