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월일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 북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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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옌롄커는 중국 허난성 출신으로 꾸준히 노벨문학상 후보로 언급되는 인물이다. 1979년부터 다수의 중. 단편과 장편소설, 산문을 발표하고 있고 [연월일]은 그의 대표작이다.

“천고 아래 최악의 가뭄이 덮쳤던 그해에는 세월도 타서 재가 되어버렸다.”

첫 문장은 강하고 흥미롭다. 잘 읽히는 작품이고 [노인과 바다]의 노인을 닮았다고 생각할 즈음, 작가의 의도가 뜨거운 태양이 지표면의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자연재해에서 사투하는 노인과 눈먼 개의 이야기가 아님을 중반 이후 눈치채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극심한 가뭄으로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마을을 떠났다. 노인은 길을 떠나 새로운 터전을 잡는 과정에서 자신이 죽는 것보다 새싹이 올라오는 옥수수 잎을 지키기로 하고 눈먼 개와 마을에 남는다.

타는 듯한 태양 아래 물도, 식량도 없는 곳에서 셴할아버지가 싹이 나는 옥수수대를 지키고자 고군분투하는 과정은 작열하는 태양의 한낮만큼이나 길게 느껴지는 시간이다. 음식을 찾아 마을을 돌아디고, 쥐 떼들로부터 곡식을 지키기 위해 눈먼 개와 협심해 싸우는 과정과 물을 찾아 산을 넘고 늑대들과 대치하는 상황을 겪기도 한다.

노인은 끊임없이 말을 걸고, 대답이 없으면 스스로 답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견딘다. 사람들이 전부 마을을 떠나고 넉 달이 지났고, 넉 달 반이면 열매를 맺어야 할 옥수수는 또다시 거름을 필요로 하는 시기가 왔다. 그리고 노인은 마지막 결정을 한다.


건장하지 않은 한 노인과 동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눈을 잃은 개 한 마리가 자신들보다 더 연약한 옥수수 한 대를 지키기 위해 왜 이토록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지 의문스러워질 무렵, 종반으로 향하며 노인이 옥수수에 열매가 맺기를 그리 원했던 이유를 알게 되면서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인류의 종말이 다가와 이 세상에 사람 하나와 씨앗 한 알만 남게 된다면 그다음은 어떻게 될까? 작가는 어느 날 문득 든 이 생각으로 [연월일]을 단숨에 썼다고 한다. 작가는 마치 SF로 흘러갈 듯한 이 상상을 멋지고 감동적인 우화로 만들어 가슴에 오래 남는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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