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1818-1883)은 러시아에서 귀족 가문의 아들로 태어났고 생애 대부분을 유럽에서 지냈다고 한다. 그의 대표작인 ‘첫사랑’은 그의 실제 삶과 많이 닮아 있다고 하는데, 어머니는 5천 명이 넘는 농노를 다스리는 영주였지만 바쁜 만큼 냉정하고, 아버지보다 연상이었던 탓에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한 데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첫사랑’에서도 어머니는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은 만큼 외아들인 자신에 대해서는 무관심했지만, 잘생기고 멋진 아버지의 눈치를 보며 불행한 모습으로 묘사된다. 반면 아버지에 대해서는 어머니는 물론 자신마저 아버지가 멋진 남성의 표본으로 느껴질 만큼 예의와 기품, 잘생김을 겸비했지만, 역시 아들마저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경계했던 차가움도 있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자신의 첫사랑에 대해 쓴 이야기의 형식인데, 그가 16살이던 때에 자신의 별채로 공작부인과 그녀의 딸 지나이다 알렉산드로브나가 이사 온다. 그는 첫눈에 반하게 되지만 자신보다 연상(21살)인 그녀는 자신의 애정을 조소하면서도 많은 남자들의 찬사를 받는 걸 즐긴다.
순수한 청년의 순애보에 비해 나쁜 여성의 전형처럼 보이는 지나이다의 행동과 어쩐지 주인공만 모르는 듯한 느낌의 이야기 전개는 궁금증을 일으키며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평화롭고 자연 친화적인 풍경이 눈에 보일듯한 묘사는 역시 대문호의 글이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주인공을 비롯한 지나이다를 추종하는 남자들은 왜 이리도 어리석은지... 사랑에 빠진 탓일까? 결국 지나이다가 유독 아버지 앞에서만 보였던 조용한 모습 또한 사랑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