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전집 1 다시 읽는 우리 문학 2
이효석 지음 / 가람기획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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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효석(1907-1942)은 강원도 평창군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한학을 배우고, 신소설을 읽으며 문학에 대한 흥미를 키웠다고 알려져 있다. 경성 제일 고등보통학교,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어영문과를 졸업한 그는 서구 문학에 깊이 빠져들었다. 특히 체호프, 월트 휘트먼, 윌리엄 워즈워스 등의 작품에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경성 농업학교에 재직할 무렵 작품세계의 변화를 보인 이효석은 왕성한 작품 활동을 보였으나 1940년 아내와 아들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졌고 1942년 결핵성 뇌막염으로 35세에 생을 마감했다.

이효석은 순수문학을 하는 작가 등 중에서도 찬사를 받는 작가다. 이효석 자체로 유명한 작가지만 사실 ‘메밀꽃 필 무렵’ 이외에는 읽어본 작품이 없다. [이효석 전집]은 이효석 작가의 전집을 1.2권으로 작품을 발표한 순서로 묶어 펴낸 것인데, 1권에 있는 작품들이 전혀 모르는 작품이고, 또 이렇게나 다작을 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작품은 대체적으로 너무 짧다고 느꼈는데, 읽어가면서 작가의 발전하는 모습이 저절로 느껴지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너무 짧은 게 아쉽다고나 할까...

서정적인 자연의 묘사, 주인공의 심리를 작가가 대놓고 나열하지 않고, 독자가 알아가며 공감하는 방식의 이효석의 문체가 느껴져 왜 그가 순수문학 작가 중에서도 찬사를 받는지 이해가 간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우리 말, 단어들, 아주 오래전 우리가 살던 그 가난 속으로 들어가 그 시대를 보고 온 느낌이다.

[돈] 어린 암퇘지에게 씨를 받기 위해 종묘장에 간 식이는 돼지가 어려서 일도 제대로 안되는 와중에 자신을 떠난 분이 생각에 정신은 딴 곳에 가 있는데, 결국 길을 건너다 다 잃고 만다. 짧지만 한방에서 잠재우고, 한 그릇에 물 먹여 기른 돼지를 아까워하는 마음이 안타깝게 전해진다.

[산] 김 영감 집에서 돈 한 푼 못 받으며 머슴살이하다 누면까지 쓰고 이제 산에 올라와 생활하는 중실의 산생활은 마치 ‘월든’에서의 삶처럼 고즈넉한 삶으로 보인다. 산과, 나무 풍경의 묘사가 압권이다.

“돌을 집어던지면 깨금알같이 오도독 깨어질 듯한 맑은 하늘, 물고기 등같이 푸르다. 높게 뜬 조각구름 떼가 해변에 뿌려진 조개껍질같이 유난스럽게도 한편에 옹졸봉졸 몰려들 있다. 높은 산등이라 하늘이 가까우련만 마을에서 본 때와 일반으로 멀다. 9만 리일까 10만 리일까. 골짜기에서의 생각으로는 산기슭에만 오르면 만져질 듯하던 것이 산허리에 나서면 단번에 9만 리를 내빼는 가을 하늘.”

[깨트려진 홍등] 홍등가에 팔려와 사람대접받지 못하는 신세를 한탄하던 그들은 언제나 자신의 기박한 팔자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기한이 되어도 풀어주지 않고, 아플 땐 미음 한 술 얻어먹지 못하는 신세타령을 하던 8명은 합심하여 주인에게 6가지 요구 조건을 걸고 파업에 돌입한다. 악다구니와 매질과 배고픔에 지쳐가며 사흘을 넘긴 날 봉선이는 어느새 팔자 탓이 아닌 세상 탓이라는 부영이의 말에 동화되어 사람들 앞에 서서 한탄을 했다. 배운 것 없던 그녀가 주워들은 말이지만 스스로 감동하며 격해지며 바닥의 돌을 주워 홍등을 깨뜨린다. 지금 생각으로는 그들의 소박한 요구가 아쉽기만 했는데, 배우지 못하고, 팔자려니 하며 그 시대를 살던 자신을 한 인간으로 받아들이는 가장 미천한 소녀의 내면의 변화가 감동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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