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문장 - 우리가 사랑한 작가들이 삶의 질문을 마주하며 밑줄 그은 문학의 말들
스티븐 킹 외 지음, 조 패슬러 엮음, 홍한별 옮김 / 이일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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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생 문장]이라는 에세이를 펴낸 조 패슬러는 [바이 하트]라는 온라인 코너에 예술가들에게 문학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을 골라 글을 써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작가들이 생각하는 그 문장이 자신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왜 인생의 문장인지를 통해 예술가들이 어떻게 사고하는지, 영감을 어떻게 작품에 쏟아놓는지 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역자는 말한다.


이 책은 32인의 작가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만난 가장 강렬한 문학 속 문장’을 주제로 에세이를 썼던 그 작품들을 묶은 에세이집이다.

교수이자 작가인 조너선 레섬은 카프카를 누가 뭐래도 동물 작가라고 말한다. 카프카를 여러 번 읽었어도 눈치를 못 챘는데, 그의 글을 읽고 카프카의 글에 동물이 많이 등장한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이름은 모르지만 많은 작가들이 시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사실이 새로웠다. 시라는 것이 언어와 문화가 완벽하게 일치되었을 때 감동이 더 배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작가들이 꼽는 문장들이 마음을 내 마음을 울리지 못해 난감했었다.

성별이 정해지지 않은 듯, 특별한 전후 사정없이 어떠한 해석도 가능하다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를 읽고 성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엠마 도노휴는 자신이 괴물이 아닌 에밀리 디킨슨처럼 문학을 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위안을 받았다고 한다.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로 모르는 이가 없는 스티브 킹의 첫 문장에 대한 에세이는 구구절절 옳다. ‘들어 봐, 이리 와 봐, 너도 궁금하잖아’라고 말하는 듯한 짧지만 강렬한 첫 문장은 글을 읽는 독자로서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 여성, 아이들의 삶을 가감 없이 써내려가 눈물샘을 자극한 할러드 호세이니는 스티븐 킹의 글을 인생 문장으로 꼽았다. 첫 문장을 고민한 작가의 글이 누군가의 심금을 울리는 작가가 되는 예를 보니 신기하기도 하면서, 과연 책을 읽으며 충격받은 문장 몇 줄이 인생의 글귀가 되는 기적을 본다.

문학을 읽을 때 줄거리가 다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책을 공들여 읽는다. 문장의 힘, 작가의 생각에서 힌트를 얻고, 감동받는다. 내 인생 문장은 어떤 책일지, 내가 알아채지 못했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읽었던 책인지, 앞으로 읽을 책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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