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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나를 지켜주었다
이재익 지음 / 도도서가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문학을 전공하고, 영화 시나리오, 일간지 칼럼 등 다양한 글을 쓰기도 하고 라디오 PD로 여러 작품을 연출하고 있는 이재익 작가의 영시 강의 [시가 나를 지켜주었다]는 청춘은 예전에 떠나보냈을지언정, 그때의 기억을 새록새록 돋게 하는 글들이다.
시는 그 나라말에 아주 익숙한 상태에서도 감동받기 힘든 분야라고 생각된다. 하물며 영시라니... 소설과 다르게 영시는 해석이 번역자에 따라 다른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외국의 시는 더더욱 밋밋한 느낌을 받았더랬다.
일상생활에서 쓰지 않는 단어들,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언어들이라 거듭해 읽어도 감동받기는 힘들다. 물론 해석된 시들도 어렵긴 마찬가지인데, 작가의 생애와 시의 내용, 작가의 다른 시들과 함께 시에 얽힌 청춘의 이야기를 함께 읽으니 진부하지만 멋진 표현처럼 시가 내게로 오는 느낌을 받는다.
낭만주의 시인들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주체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을 담아낸 시라고 하는데 A.E 하우스먼의 ‘내가 스물한 살 때(When I was One-and Twenty)가 그렇다. 겨우 1년 만에 성숙해진 과장된 이 시는 그만큼 청춘이 그리 짧다고 저자는 해석한다. 시와 함께 기억되는 그의 영문학과 1년의 풋풋한 감정까지 고스란히 전달된다.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이라는 유명한 격언으로 알고 있는 구절이 있는 시 “My heart leaps up”등 소박하고 친근한 언어로 시를 썼던 워즈워드의 삶은 그의 시와 닮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희곡작가로만 알고 있는 셰익스피어가 150편이 넘는 소네트를 썼다고 하는데, 영국이 자랑할 만한 작가라는 사실은 알면 알수록 인정하게 된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집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과하게 종교적이어서 비호감으로 기억되는데, 그림을 그리고 시를 썼지만 그의 편치 않은 삶만큼 자신의 예술이 인정받지 못했던 그의 생애와 지금은 미국의 대표 작가로 우뚝 선 에드거 알란 포의 역시 힘들었던 삶의 무게가 간접적으로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