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신경과학자이자 신경과 전문의인 저자 애던 지먼의 뇌과학 이야기이다. 그는 아판타시아(Aphantasia): 머릿속에서 이미지를 떠올리는 능력을 상실한 환자 와 하이퍼판타시아(Hyperphantasia): 머릿속에서 이미지를 극도로 생생하게 느끼는 환자의 개념을 최초로 규명한 학자이기도 하다.
애덤 지먼이 쓴 [상상하는 뇌]에 따르면, 상상은 인간 사고의 핵심 특징이고, 지금의 현실은 우리 상상력의 산물이다. 상상과 지각은 지식과 예측, 뇌의 자율적 작동으로 예측된다. 또 상상은 지극히 사회적인 인간 본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상상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힘이라고 저자는 말하는데 이런 인간의 상상력은 뇌가 질서를 부여해 만들어내는 조율된 상상(제어된 환각)으로 상상의 역할, 뇌의 기능, 그리고 상상이 과도화된 환각의 세계까지 다룬다.
‘나’는 곧 ‘내 뇌’라고 유시민의 책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상상이 단순히 공상이나 허구가 아닌 우리 자신의 뇌를 만들고 의식을 구성하기에 궁극적으로 ‘나’라는 존재를 완성하는 강력한 힘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실제로 보고 느끼는 것과 상상하고 그려내는 것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고 이 둘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더 나아가 꿈, 창조, 히스테리나 몽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상과 관련한 신경학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사과, 공룡, 천둥소리... 우리가 무언가를 상상할 때, 뇌는 실제로 그 상황을 경험할 때와 유사한 영역들을 활성화한다.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을 상상하면 침이 고이거나, 무서운 상황을 상상하면 심장이 빨리 뛰는 것처럼. 이는 뇌가 상상과 현실을 완벽하게 구분하지 못하며, 상상력이 곧 우리의 현실 인식과 감정 반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뇌는 전두엽을 중심으로 상상력을 이용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각 시나리오의 결과와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그려보며 최적의 의사 결정을 내린다. 즉, 상상력은 우리의 행동 방향을 결정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뇌를 '지휘'하는 역할을 한다.
2010년 하버드에서 22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체로 평소 활동하는 시간 중 1/4에서 절반 정도는 몽상에 잠겨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생각해 보면 나 또한 누구보다 상상을 많이 하는 듯하다. 어떤 행동을 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다른 상상을 하며 다른 곳에 가 있는 시간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