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집안 내력인 암과 단명, 부모님을 일찍 잃고 고모에 의해 길러진 화자가 이제 암으로 병원을 오가는 고모를 돌본다. 고모에게도 딸이 있었지만, 엇나가다 지금은 연을 끊고 산지 오래다. 자신을 친딸과 구별하지 않으며 키워준 고모에게 감사하지만, 성장 과정에서 느낄 수밖에 없었던 자신은 절대 친딸이 될 수 없다는 묘한 서운함, 엇나가는 딸을 욕하며 없는 셈 친다고 말하지만, 가슴 한편엔 언제나 친딸에 대한 염려가 있는 고모의 헛헛한 마음을 느끼는 화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함께 황톳길을 걸으며 사실이든 아니든 딸이 잘 있다는 것을 자신이 안 것으로 다 되었다는 고모의 어쩌면 체념 같은 마음이 느껴지면서, 키울 때면 화자를 절대 자신의 딸이 아님을 굳이 밝혔던 고모가 이제는 화자를 대하는 마음이 한층 가까워진 느낌을 받는다. - 없는 셈 치고 (김유담)
철물점을 운영하는 근성의 이야기 [후보]는 한 곳에서 오랜 삶을 살며 쌓인 추억을 뒤로하며 걷기를 시작하는 이야기다.
이 밖에 이주혜 작가의 [유월이니까], 돌연사해 버린 언니의 강아지가 어느 날 찾아오면서 전개되는 임선우 작가의 [유령 개 산책하기], 산책과 글쓰기를 하며 중년의 삶을 사는 이의 잔잔한 이야기 임현 작가의 [느리게 흩어지기] 등 잔잔하면서도 삶의 한때를 되돌아보며 천천히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