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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언 클레이
에이드리언 차이콥스키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에이드리언 차이코프스키는 영국의 판타지 및 과학 소설 작가이다. 환상적인 세계관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배경도 매우 흥미로운데 동물학과 심리학을 전공했고, 한때 변호사로 일하기도 했다. 무대 격투를 공부하고 아마추어 연출, 곤충학과 보드게임, 카드 게임에도 관심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다채로운 경험들이 그의 작품 세계에 풍부한 영감을 주는 것이 아닐까.
에일리언 클레이는 2024년에 출간된 SF 소설로 파시스트 정부에 저항하다가 외계 행성의 강제 노동 수용소로 유배된 생물학자 아르톤 다그데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턴 다데브 교수는 평생 외계 생명체를 직접 연구하는 과학자이다. 하지만 그는 정설에서 벗어난 사상 때문에 추방당했다. 그의 정치적 활동으로 인해 반체제 인사로 체포되고, 노동력의 일환으로 킬른이라는 외계 행성으로 추방당한다. 임노29g라는 공식 명칭의 새로운 세계인 그곳에서 강제 노동을 하게 된 것이다. 킬른은 외계 문명의 유적이 남아 있는 곳으로, 인류의 우주 탐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 중 하나로 여겨지는 행성이다.
하지만 킬른 행성의 생태계는 매우 이질적이고 위험하며 적대적이다. 다데브는 이러한 위험하고 적대적인 황야를 통과하는 여정을 겪게 되는데 외계 행성의 공포와 인간이 다른 인간을 지배하는 권력의 평범한 공포를 능숙하게 혼합하여 보여준다.
첫 장부터 다데브가 지구를 떠나 임노29g로 도착하는 과정부터 알게 되듯 인간은 대체 가능하며 풍부한 노동력의 일환일 뿐인 행성이다. 그리고 그 우주를 관활하는 정부의 힘은 막강하다. 독자적인 생태계, 문명의 흔적을 갖고 있는 연구 대상의 새로운 세계를 바라보는 기존 인간들의 사고방식에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다.
식민지 개척은 지구에도 있었고, 먼 미래에는 행성 간에도 이루어지고 있다. 단지 무대가 우주의 외딴 행성으로 바뀌었을 뿐 독재 정권의 행태는 시간이 지나도 결코 변하지 않는 폭력을 휘두른다. 화자가 진술하는 형태의 문장은 위트가 있으면서도 몰입감 있다. SF 소설에서 상상력도 좋지만, 인간에 대한, 한 생태계에 대한 철학이 있는 문학적인 느낌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