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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
서윤빈 지음 / 열림원 / 2025년 6월
평점 :
2022년 ‘루나’로 한국 과학 문학상 중. 단편 부분 대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서윤빈작가의 첫 연작 소설집 [종말이 차오르는 중입니다]를 읽었다.
아픈 엄마, 해결책이라고 이름 붙인 오토바이로 배달 일을 하는 여자는 곧 상할 것 같은 생선 무더기를 극한의 날씨를 뚫고 배달하는데, 요새처럼 멀쩡한 아파트에서는 자신이 상한 물고기를 먹는 게라고 말하는 [게]의 이야기부터, 아이의 관은 발코니로 계속 되돌아오고, 계속해서 떠나보내는 아버지의 이야기 [농담이 죽음이 아니듯 우리는 땀 대신 눈물을 흘리는데] 등 제목도 특이한 7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블랙번’에 중독된 사람들 그리고 녹아내는 사람들, 수몰된 집에서 계속 살아가는 사람들, 어느 아파트의 공고문, 인터넷 도박으로 생동성 아르바이트는 하는 사람, 거리의 덩어리 청소부 등 비현실적 기후재난처럼 미래 사회는 비현실적으로 그려진다.
기후 위기로 날은 너무 뜨겁고, 비는 오래 아주 많이 오는 미래의 한국. 너무너무 뜨거운 한 여름을 지내는 요즘이라 이 이야기들이 전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뜨거워진 지구는 숨이 턱 턱 막히고, 반가운 비 소식은 재앙으로 끝나는 기후재난은 현실에서도 일어난다.
미끌미끌한 생선을 만지는 듯한 느낌도, 비릿한 냄새, 쓰레기 냄새가 진동하는 느낌을 오롯이 전달받는다.
이런 사회에도 연인은 있고, 대책 없어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있고, 무언가에 중독되어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이런 극한은 불평등이 더 심화되는 사회이지만 그 안에서 서로에게 기대며 사는 사람들 속에서 작은 희망을 보기도 한다.
너무 뜨거워진 여름과 비가 무서워진 장마는 최근 더 심해져 이야기의 재난이 십분 이해된다는 사실이 슬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