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의 생각 없는 생각 - 양장
료 지음 / 열림원 / 2025년 6월
평점 :
품절


경제적으로 성공한 여자의 에세이에 대한 기대는 자기 계발 비슷한 뭔가였던 것 같다.

‘내가 나로 태어나 내가 되는 일이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를 자주 생각하던 제가 모여 이 책이 된 것 같습니다’라고 프롤로그에 밝힌 것처럼, 자신의 성공 스토리가 아닌 독특하고 글 잘 쓰고, 스타일리시하고 나도 따라 멋부리고 싶은 느낌을 팍팍 받는 에세이여서 좋았다.

익숙하던 시간보다 느리게 가는 시간들을 느끼며 가져갈 수 없는 식물을 사고, 빈티지 가게에서 못생긴 물건을 사고 오래된 낯선 도시를 오롯이 즐기는 그녀가 너무 부러워 당장이라도 트렁크를 꺼내 몇 달 치 옷을 챙겨 떠나고 싶어졌다.

투박하고 충격적인 비주얼이지만 ‘몬머스 커피’가 그렇게 맛있었던 이유는 온전한 커피 맛 이상의 각기 다른 인종, 연령대의 바리스타들의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과 스타일리시한 응대가 있어서 였겠지? 그렇게 그녀가 커피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 되게 한 것도 런던의 그 바이브 때문이었겠지?

“나는 오늘 단돈 6파운드에, 누군가에게 보내졌던 190년의 지나간 시간을 샀다. 나에게 빈티지란, 누군가의 누적된 시간들과 만나는 더없니 귀한 시간, 그리고 그것이 시공간을 넘어 다른 나의 시간으로 이어지는, 어지럽고 묘한 또 다른 시작인 것이다.”


는데 베이글 뮤지엄, 아티스트 베이커리, 카페 하이웨스트, 카페 레이어드를 창업했고, 현재 브랜드 총괄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어 그녀의 삶이 성공 일색이고, 매일매일이 투쟁이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말하는 자신은 전문가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당황하고 섭섭하고, 기댈 곳 없어 모퉁이에 자꾸만 서기도 했다고... 그래도 ‘그게 무엇이든 알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해야 알 수 있는 것’임을 이제는 조금은 안다고 말한다.

책의 구성, 짧지만 매력 넘치는 글, 사진 등, 매력 넘치는 에세이다.

“내가 타인에게 쏟을 수 있는 마음의 저편에는 똑같이 받고 싶은 마음이 존재하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나의 진짜 마음을 읽히고 싶은 마음. 그 누구든 인간으로서 누군가를 온전히 자세하게 읽어주는, 저 깊은 관심에서 나오는 타인에 대한 사랑은 어쩌면 순간적으로 집중된 정학한 형태의 위로가 필요해서일지도 모든다는 생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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