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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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가을 날 사크라 수도원에서 서원하지 않고도 40년을 지내온 이가 있다. ‘미모는 이제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인생을 회상한다.

가난한 집안에 왜소증을 앓고 있는 미켈란젤로 비틸리아니는 미켈란젤로처럼 위대한 조각가가 되고 싶었다. 12살에 삼촌으로 불리는 알베르토에게 맡겨져 석공일을 배우기 시작한 미모는 알베르토의 술주정과 폭력 속에서도 돌을 깨고 생명을 불러 일으키는 작업에 남다른 재능이 있었다. 이후 피에트라달바로 이주하면서 오리시니 가문의 딸인 비올라를 만나게 된다. 미모와 같은 시기에 태어난 우주적 쌍둥이 미모와 비올라, 전혀 다를 것 같지만, 미모의 신체적 결함처럼 귀족임에도 여자라는 틀에 갇혔던 비올라에게는 사회가 말하는 보호가 억압이고 위협이었다. 마치 날개를 가지고 태어 났지만 쓸 수 없는 시대를 살았던 사람의 고통을 비올라에서 본다.

 

전쟁, 파시스트의 진격과 붕괴, 대지진.. 20세기 세계를 뒤흔든 역사적 사건 속에서 서로 결핍을 안고 우정을 지키며 나름의 자유를 향해 투쟁했던 미모와 비올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자신의 능력보다 신체적 결함으로 먼저 거부당했던 미모는 투쟁에서 살아남았다. 신체적 결함보다 꿈이 있는 여자에게 더 가혹했던 사회적 제약은 결국 비올라를 실패하게 했는지 모른다.

 

2023년 콩쿠르 상을 수상한 작품이고 작가 장바스티스 앙드레아는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인물은 살아 있고, 문장은 깊이 있고 수려하다. 작가는 두 인물의 자유를 향한 투쟁은 공포와 테러라는 독재수단에 투쟁하는 이야기이며 인간의 정신이 끝내 승리한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파시즘이 판치던 이탈리아가 가능했던 이유, 그건 독재는 시민들의 허락에서 나온다. 라고 했던 작가의 경고를 지금 뼈져리게 실감한다는 사실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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