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을 위한 윤동주 전 시집 필사 북 - 써보면 기억되는 어휘와 문장 그리고 시어들
윤동주 지음, 민윤기 해설 / 스타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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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은 광복 80주년이면서 윤동주(1917-1945) 시인 서거 80주년이다. 시를 쓰고, 우리글을 사랑했던 청년 윤동주는 일본 유학 중 사상범으로 체포되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나라 잃은 국민으로, 자신은 유학을 하며 누리고 살지만 그렇지 못한 가난한 조국의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 적극적으로 조국의 해방을 위해 목숨 걸고 뛰어드는 젊은 영웅들에 대한 부러움이 그의 시에는 느껴진다.

그 시절 총 칼을 들고 직접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위인들도 있고, 세계에 일본의 만행을 알리며 글로 동참한 문인들도 있는데, 그 바운더리에 속하지 못했고 그래서 괴로움을 글로 남겼던 천상 시인 윤동주. 그럼에도 윤동주 시인이 아직도 사랑받는 이유는 우리 모두 옳은 일을 알지만 다 버리고 행동하는 사람이 아닌 평범한 개인이고 그런 상태를 시로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일 거다. 나는 그래서 그의 시들 중 특히 ‘자화상’을 좋아한다.

“텁수룩한 머리털 시커먼 얼굴에 눈물 고인 충혈된 눈, 색 잃어 푸르스름한 입술, 너들너들한 남루, 찢겨진 맨발,

아아 얼마나 무서운 가난이 이 어린 소년들을 삼키었느냐!

[중략]

나는 호주머니를 뒤지었다. 두툼한 지갑, 시계, 손수건... 있을 것은 죄다 있었다.

그러나 무턱대고 이것들을 내줄 용기는 없었다. 손으로 만지작 만지작러릴 뿐이었다.”

-산문 투르게네프의 언덕 중에서


문해력을 위한 윤동주 전 시집 필사 북에는 기존 발표된 시 31편과 동요, 산문, 미완성 원고까지 윤동주 시인의 생전 작품이 모두 실렸다. 그의 모든 시와 5편의 짧거나 긴 산문도 마치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드는 아름답고 서정적인 작품들이다. 작품이 발표된 시기와 의미 등 더 알고 싶었던 배경이 첨가되어 있는 것도 좋고, 우울한고 메마른 시기에 가슴 따뜻한 한 남자의 시와 산문을 통해 잊고 있었던 옛 감성, 내 안의 따뜻한 뭔가를 느끼는 좋은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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