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역사 - 표현하고 연결하고 매혹하다
샬럿 멀린스 지음, 김정연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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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속의 손자국이나 조각된 동물들은 수만 년이 흐른 후에 우리에게 전해진다. 보르네오 섬의 벽에 있는 3만 5천 년 전에 만들어진 손자국들은 ‘내가 여기에 있었고, 이것이 나의 흔적이다.’라는 것을 말해준다. 문자가 없어 내용은 알 수 없으나 궁극적으로 ‘말로 할 수 없는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러한 것들을 우리는 예술이라고 부른다.

 

[예술의 역사]는 기원전 6세기부터 청동으로 조각상을 제작한 그리스의 조각들을 비롯해 종교의 등장과 기독교 미술의 변천사, 그리고 르네상스로 이어진 예술의 부흥기와 이어진 여러 화풍의 미술의 역사와 현대의 예술에 대해 기술한다. 과학이 그렇듯 예술도 유럽의 조각과 미술에 대해 더 많이 알려져 있고 동양의 예술보다 더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서양 예술에 무게를 두긴 했지만 저자는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를 넘나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예술의 역사도 기술하고 있다.

정확한 작가나 연도는 알 수 없지만 기원전 1세기로 추측되는 라오콘 대리석 조각을 직접 보면 어떨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깎는데만 2년이 걸렸고, 높이가 5미터가 넘는다는 다비드 상은 미켈란제로가 현재가치로 매달 천 파운드 상당의 재료비와 조수를 지원받아 깎았다고 한다. 그림 이외에 전쟁, 도시 요새화, 기계까지 만들고 평생을 연구했던 레오나르도나 미켈란젤로의 작품이 가능한 건 피렌체가문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후 세계로 가는 여정에 동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이집트 예술위 특징인데 이집트는 예술가들과 가족을 마을에 수용하여 무덤 제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농사에서 제외되고 음식, 의복을 제공받았다고 한다.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가문이 예술가들을 모아 교육하기도 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예술은 배고품에서 나온다기 보다 자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할 때 찬란해지는 것은 아닐까?


자그마치 10만 년 전 붉은 황토 돌을 갈아 그 가루와 불에 탄 뼈에서 나온 지방 즙을 섞어 처음으로 염료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예술의 역사는 의도를 알 수 없는 동굴의 손자국부터 현재 저항으로서의 예술까지 연도별로 이야기 형식을 취하며 인간의 그 어떤 역사보다 오랜 발자취를 따라 전해 준다. 조각상, 프레스코 벽화 등 근대 이전의 예술은 개인이 소장하는 지금의 예술과는 거리가 먼 거대한 자금으로 인해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어진 건축물에 가까웠던 것이 여러 미술사조의 등장과 천재 화가들의 작품으로 지금은 예술 하면 미술작품으로 한정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인간이 지금과 같지 않은 방식으로 살았을 때 동굴 벽에 남겨진 흔적으로 우리가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유추하듯, 아마도 인류가 멸종된 다음에도 지구에 남게 되고, 인류의 흔적을 말해줄 것은 예술의 한 종류일지 것이 분명하다는 느낌으로 예술의 역사를 읽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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