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과 부동명왕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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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화차’, ‘모방법’, 그리고 ‘외딴섬’을 읽었다. 미미 여사의 에도시대 괴담 시리즈가 참으로 많은데, 듣고 버리는 괴담 이야기 미시마야 시리즈는 처음으로 읽었다.

미시마야 시리즈는 1-5권까지 오치카가 청자로 활약했다면 6번째인 ‘눈물정’부터는 도미지로 가 활약하게 된다. 7번째인 ‘청과 부동명왕’은 오치카가 임신으로 출산이 임박한 상태에서 23세의 도미지로 가 청자 역할을 하게 된다.

‘화차’를 읽고 사회파 추리소설가인 미야베 미유키의 예리한 사회비판에 대해 반했었는데, 에도시대의 괴담 시리즈에도 사회 곳곳의 서민들, 불합리한 사회구조에 희생되는 이야기는 놓치지 않는다.


“이야기꾼은 이야기하여 추억의 짐을 내려놓고, 듣는 이는 받아든 짐을 흑백의 방에만 넣어 두고 두 번 다시 입에 담지 않는다.”


오나쓰는 난봉꾼에게 몸을 허락한 이후 스스로 유산한다. 오나쓰는 어머니 대신 집안일을 해주며 집안을 꾸리는 이모 오만이 병약해 죽고 난 후 집을 나와 동천사 자리에 터를 잡는데, 동천사는 요괴와 짐승의 소굴로 마을 사람들이 꺼리는 곳이다.

쇠기운이 가득한 동천사 주변에 청과를 심어 흙의 쇠 기운을 빨아들인 후에야 흙이 좋아졌다. 여러마을의 잡일을 도와주며 죽은 이모의 무덤을 매일 찾아 명복을 빌어주는 일만큼은 빼놓지 않으며, 여인으로서 행복조차 누리지 못하고 떠난 영혼을 달래주는것도 열심이던 오나쓰에게 이모처럼, 자신처럼 부당함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도망처 나온 여인이 찾아온다.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임신하고 부모에게 버림받은 오사요아가씨를 시작으로 아이를 갖지 못해 소박맞은 여인, 불명예스럽게 아이를 가진 여인등등 고통받고 갈 곳 없는 여자들이 찾아오고, 오나쓰는 그들이 편히 쉴수 있게 돌보면서 마침내 오나쓰는 동천암의 암주님이 되었다.


 

여자들에게 내려진 가혹한 희생과 의무를 다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형제자매는 물론 부모, 같은 여자들까지 손가락질하며 터부시하는 시대. 이모 오만이 받은 모진 대우는 결국 오나쓰를 변하게 했다. ‘요괴 같은 시어머니를 퇴치한 훌륭한 며느리의 조카’라 불리며 갈 곳 없는 여인들의 안식처가 되어 주었다. 청과 밭에서 나온 부동명왕, 청과 밭의 우린보, 노파의 얼굴을 한 지네 등 전설과 같은 이야기들과 얽힌 실감 나는 에도시대 여인들의 이야기가 미미 여사의 탄탄한 글 솜씨와 어울려 상당히 재미있게 펼쳐진다.


신분차이, 불평등한 남녀관계, 다양하게 믿는 설화등 시대적으로 어쩔수 없는 내용들이 있지만 다양한 가게들의 등장 이 참으로 다양한 상업이 발전한 에도시대였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번 미시마야 시리즈에는 ‘청과 부동명왕’외에도 호러와 같은 ‘단단 인형’ 주인공인 도미지로에 대한 이야기 ‘자재의 붓’, 과 ‘바늘 비가 내리는 마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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