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 상 - 고려의 영웅들
길승수 지음 / 들녘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993년 거란의 소손녕이 고려를 침공한 1차 고려 거란 전쟁 이후 17년이 지난 1010년, 거란의 황제 야율융서가 친히 40만 대군을 이끌고 고려를 침략하는데 이것이 2차 고려 거란 전쟁이다.

이 소설은 2차 고려 거란 전쟁이 시대적 배경이다.

고려에서는 강조가 목종을 폐위시키고 현종을 옹립했는데, 거란은 이를 빌미로 고려를 침략했다. 홍화진은 고려로 통하는 관문으로 거란은 작은 성 홍화진을 뚫기 위해 공격을 시작한다.

양규는 서북면 도순검사로 압록강 국경지역의 최고위 직인데, 그의 아버지 양연은 1차 고려 거란 전쟁 때 군대를 이끌다 전사한 인물이었다.

마치 전쟁의 한순간 한순간에 대한 기록인 듯, 1010년 11월 16일 고려의 양규 진영과 야율융서가 있는 거란 진영의 공격과 방어가 교차하며 실시간으로 그때의 대전투의 양상을 보여주는 구조로 되어있다.

거란 군사들은 전진하다 고려군이 파놓은 해자에 빠지고, 거란군은 흙더미를 만들어 해자를 메우며 늦지만 차근차근 성벽 가까지 진군을 하고, 고려군은 성벽 위에서 뜨거운 쇳물과 쉽게 타는 이엉과 나뭇가지를 같이 떨어뜨려댄다. 그렇게 첫날의 전투에서 거란군은 사망자가 오백에 싸울 수 없는 부상자가 천여 명을 넘었다.

한편 강조의 주력군은 거란군에 대공세를 펼치는 작전을 펼친다. 일명 ‘모루와 망치’작전이다.

강조가 삼수채에서 병력 3만을 잃으며 패하고 포로로 잡혀 전사하고, 지채문은 서경 밖에서 패했다. 거란군이 서경 밖에서 진을 치고 공격을 계속하고, 일주일 또는 한 달, 아니면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공격을 지켜내야 하는 필사적인 고려 군들의 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홍화진과 통주성은 지켰지만, 거란은 곽주를 함락시키고, 서경을 공격하고 있다. 서경은 산성도 아닌 평지에 쌓은 성이다.

한 권의 분량이 500페이지 가까운데, 상권은 11월 16일 ~ 12월 17일까지 한달가량의 전투에 대한 기록이다. 전날의 작전회의 등이 간혹 나오며 마치 전쟁의 한 장면 한 장면에 대한 실시간 기록들이 아군과 적군을 오가며 긴박하게 펼쳐진다.

[고려 거란 전쟁] 시리즈를 꾸준히 써온 작가답게 그 시대의 고려와 거란, 그리고 지금은 북한의 영역이라 사전답사조차 하지 못했을 홍화진, 구주, 서경 등의 지형들을 마치 눈으로 보는듯한 자세하게 설명한 작가의 디테일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거란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기에 방대한 전술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소규모부터 대규모 전투까지 다 해본 군대였다. 하지만 무적의 군대도 아니다. 패하기도 하지만 이기기도 하고, 패한 전쟁에서는 문제점을 고쳐 기필코 전쟁에 승리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