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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역사 - 울고 웃고, 상상하고 공감하다
존 서덜랜드 지음, 강경이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8월
평점 :

문학이라는 장르는 접하기 전에는 뭔가 어려운 것 같고, 어쩌면 뻔한 스토리 같기도 하지만, 수백 년을 살아남은 문학을 한 번 접하고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느끼는 보상은 상상 이상이다.
그래서 나는 어느 장르보다 문학을 사랑한다. ‘다시 읽기는 문학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큰 기쁨 중 하나다’라고 저자는 말하는데, 같은 책을 2번 이상 읽은 작품들을 생각해 보면 이는 모두 사실이다.

문학이 존재하기 전에 ‘전설’이 있었다.
“신화 만들기는 우리의 본성이다. 인간으로서 우리 존재를 구성하는 일부다”
‘신화는 모든 인간이 태어난 ’의미 없음‘의 상태로부터 의미를 만들어 낸다고 이해할 수 있다.’ p.19
‘오시세이아 (그리스)’, ‘길가메시(메소포타미아)’, ‘베어울프(영국) 등을 보면 알 수 있듯 나라마다 ‘신화’가 존재한다면 서사시의 중심에는 강대국이 있다.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지만 비극이 인간을 인간처럼 만드는 문학의 가장 고귀한 장르라고 말한 아리스토 텔레스의 말처럼 2000년 전 쓰인 비극 ‘오이디푸스 왕’은 지금도 문학이라는 장르에서 비극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영국 문학은 700년 전 제프리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가 시초였다고 한다. 이때부터 작가가 누구인지 알게 됨으로써 저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전설 같은 이야기와 구별이 된다.

성경은 문학으로 보지 않지만 이 책에 언급된 킹 제임스 성경은 다른 성경의 글과 비교한 부분을 읽으며 킹 제임스 성경이 탁월한 문학적 수준이 있는 글이란 걸 단번에 느끼게 된다.
보통 소설의 출발점을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1719)’로 본다고 하는데, 성경을 들고 미지의 세계를 구축한다는 미명으로 대영제국의 깃발을 온 세계에 꽂으며 영토를 넓혔던 당시의 영국을 옹호하는 듯한 문학이 최초의 소설이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저자인 존 서덜랜드는 수십 년간 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친 학자이자 칼럼니스트, 에세이스트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문학이라는 장르가 모국어로 쓰인 글에 기반하기 때문에 영어로 쓰인 문학, 특히 영문학에 치우쳤다고 말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셰익스피어, 제인 오스틴, 찰스 디킨스, 브론테 자매, 토머스 하디, 버지니아 울프 등 책에서 깊이 있게 다룬 작가와 작품들이 모두 영국 작가들이라는 점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