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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 김소월×천경자 시그림집
김소월 지음, 천경자 그림, 정재찬 해제 / 문예출판사 / 2023년 5월
평점 :

[진달래꽃]으로 대표되는 시인 김소월은 1902년 평안북도 구성 태생이며 본명은 김정식이다.
김억과 조만식이 김소월의 스승이었다고 알려져있는데, 소월은 배제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도쿄상과대학에 입학했지만 관동대지진으로 귀국한다. 1920년부터 시를 발표한 그는 1930년 들어 작품활동이 저조해졌고, 생활고에 시달리다 1934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세상을 떠났다.
소월의 시는 외우기 쉬운 편인데 민족적 정서의 내용에 우리 시가에 널리 자리 잡은 운율형식인 7.5조 3음보를 구사했기 때문인듯하다.
‘여는 글’에서 정재찬님은 ‘‘한’은 슬픔에 더해 억울함, 원망, 아쉬움이 드는가 하면 순응, 체념, 인내등도 작동하는 복합적인 감정의 응어리진 정서‘락 했는데, 소월의 시를 읽으면 이런 ’한‘의 정서를 고스란히 느낄수 있다. 정재찬님의 ’왜 소월인가에 대한 작은 답변‘에서 김소월시인에 대한 애정이 뚝 뚝 묻어나는 여는글도 좋았다. 소월의 시 중 많은 시가 가곡과 가요로 불리는 이유는 그만 큼 그의 시가 짧아도 많은 것을 품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진달래 꽃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못잊어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끝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쪄면 생각이 떠지나요?‘
시를 읽다 보면 중간 중간 노래로 만들어진 옛 가요를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된다.
노래의 가사와 조금은 다른 원래의 시를 발견하는 즐거움과 그리 길지 않은 시에 말하지 못한 수많은 말들이 저절로 상상되는 가슴저림도 느껴지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