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하는 나날들 - 조현병에 맞서 마음의 현을 맞추는 어느 소설가의 기록
에즈메이 웨이준 왕 지음, 이유진 옮김 / 북트리거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에즈메이 웨이준 왕은 환각을 경험하고 8년 만에 조현정동장애라는 진단을 받는다.

조현정동장애는 조현병과 우울증이 결합한 결과로 조현정동장애 양극형이라고 진단한다고 한다.

초등학교에서 수학에 재능을 보이고 예일대와 스탠퍼드대에를 거쳐 뇌 영상 연구실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저자는 2016년 첫 소설 [천국의 국경]으로 미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 21인에 뽑히기도 했다.


조현병이라는 말은 현악기가 조율이 잘되지 않아 음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의미인데, 의학적 병명과 상관없이 우리는 ‘정신질환’이라는 이름으로 낙인찍고 거부하는 경향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 장애인에 대한 따뜻한 위로와 배려가 다양한 방면에서 확대되는 반면 특정 질병인 조현병에 대해서는 아직도 심한 거부감과 정상사회에서 격리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저자 자신도 조현병으로 정신 병동에 입원해야 했고, 정신 병동의 현실, 세계 우수대학에서조차 외면한 조현병에 대한 시스템 부재 등 자신이 격은 고통에 기반한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기술한다.

실제 자신이 정신 병동에 갇혔던 일은 자신의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도 못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총명함, 스탠퍼드대 졸업, 뇌영상 연구원, 작가라는 타이틀은 그녀가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말과 함께 무의미한 단어의 나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 현실이라는 사실이다. 조현병은 그녀를 파멸로 이끄는 강력한 무기였지만, 그녀는 자신의 삶의 기록을 통해 그 안에서도 탈출구를 찾아 끊임없이 싸웠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울증과 자신이 죽었다는 생각, 환청과 환각 등 조현병은 심각한 질병이다. 조현병이라는 굴레 때문에 정상인으로 누려야 할 결혼과 육아에 대한 고민, 특히 아이를 갖는다는 것에 대한 욕구 이전에 죄책감과 고통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은 저자의 고통이 그저 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넘은 고통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심각한 정신질환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와 같은 이들에게 세상은 언제라도 우리를 가두어 놓을 수 있는 새장으로 가득한 곳이다.

p.16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