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에디터스 컬렉션 13
다자이 오사무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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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은 1947년 발표된 작품으로 [인간실격]을 쓴 쓰시마 슈지의 작품이다. 작가 자신이 세 번 이상이나 자살을 감행하다 39세에 생을 마감했는데, 제목인 ‘사양’이 서서히 사라진다는 의미처럼 패전 후 이제 귀족의 의미가 사라진 일본에서 각자의 나름으로 방황하며 쇠퇴해지어 가는 어머니와 가즈코 그리고 나오지의 생을 따라간다.




 


도쿄의 니시카타초에서 귀족으로 살고 있던 가즈코와 그녀의 어머니는 전쟁이 끝난 후 이즈에 있는 중국풍의 산장으로 이사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더 이상 도쿄에서 생활할 수 없어 집을 줄여 간 것이다.

6년 전 동생 나오지가 마약으로 큰 빚을 지면서 가즈코는 동생의 돈 요구를 들어주다, 나오지가 의지하던 우에하라 지로를 만난 적이 있다. 유부남인 그의 느닷없는 입맞춤 이후 그녀는 이혼과 유산을 겪었고, 어머니와 함께 지내며 동생의 빚을 갚는 동안 우에하라의 책을 읽으며 그를 사랑하는 감정을 갖게 된다.

그리고 군대에 있던 동생 나오지가 돌아오지만 아편에 중독되어 요양이 필요했고, 가즈코는 자신의 물건을 팔아 동생의 술값과 여비를 대며 아픈 어머니를 돌본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가즈코는 자신의 편지에 답이 없는 우에하라를 찾아 도쿄로 가지만, 퇴폐적 삶으로 찌든 모습의 우에하라를 보게 되지만, 원래의 소망대로 그의 아이를 잉태한 채 집으로 오지만, 동생 나오지는 자살한 후였다.

지금까지 이 세상 어른들은 혁명과 사랑, 이 두 가지를 가장 어리석고 흉측한 것이라고 우리에게 주입해, 전쟁 전이나 전시에나 우리는 배운 대로만 알고 있었는데 패전 후, 우리는 이 세상 어른들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뭐든 그 사람들이 말하던 것과는 반대로 하는 것이 진정 살길이라 여기게 됐다

P.127


죽을 때까지 고귀함을 잃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하루하루 시들어가고 맨정신으로 살 수 없다며 나오지는 마약과 술과 여자로 생을 살다 자살한다. 가즈코는 우에하라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에 ‘당신의 보잘것없는 인격에도 내게 강인함을 준 것은 당신입니다. 살아야 할 목표를 준 것은 당신입니다’라고 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인 것 같다.

사실 재밌게 읽었어도 내겐 좀 어려운 소설이었나보다, 자주 등장하는 뱀에 관한 힌트나 성경에 대한 이야기, 나오지와 우에하라의 고뇌(?) 그리고 가즈코의 선택에 대해 나 스스로 해석이나 결론이라고 할 만한 답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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