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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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가 망하고 중화민국이 설립되지만, 군벌의 혼전과 토비가 들끓던 시절 린샹푸라는 순정남이 아내를 찾아 시진에 머물며 힘든 시절을 살았던 이야기와 샤오메이라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그리운 사람을 지척에 두고도 가슴 앓이만 하고, 자신의 삶을 운명에 맡긴 여자 샤오메이, 그리고 아내를 찾아 시진에서 새로운 삶과 힘든 시대를 나름 잘 살았던 린샹푸의 엇갈린 행로를 독자가 두 가지 이야기를 통해 알아채는 구조인데, 개인적으로 린샹푸이 이야기보다 샤오메이의 이야기가 더 재미나고 안타까웠다.





위화 특유의 현실에 대한 짧지만 웃푼 묘사들이 등장하는 건 여전하다. 그럼에도 린샹푸와 샤오메이의 허무한 죽음은 아직도 적응이 힘들다.

지급된 장총을 심지어 토비에게 뇌물을 받고 넘기는 관원들, 나라는 군인과 혁명군의 싸움으로 전쟁터인 가운데, 들끓는 토비들로 인해 고향을 지키며 일상을 살 수 없는 시대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주요 내용은 잔인한 토비들에 의해 희생당하는 선량한 국민들의 비참한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위화 특유의 웃픈 내용들도 발견되지만, 잔인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가축을 잃고 처절하게 울부짖는 비통함과 달리 가족을 잃은 슬픔은 평온해 보였다

p.33


린샹푸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논밭을 일구고 목수로 일했는데, 그가 장가들기 전에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그는 자신의 집에 들러 하룻밤 묶었던 샤오메이란 여인과 혼인하지만, 어느 날 집안 대대로 모은 금괴의 절반을 들고 달아났던 아내는 임신을 한 채 돌아오고, 다시 아이만 두고 떠나버렸다. 젖먹이 아이를 안고 아내가 말한 ‘원청(文城)’이라는 곳을 찾아 헤매지만, 원청은 찾을 수 없고 ‘시진’이 아내의 억양과 옷차림이 비슷해 그곳에 머물며 아내를 찾으려 다짐한다.

그는 청융량이라는 사람을 만나 목수로 일하며 돈을 모았다. 청나라가 망하고 토비들이 들끓는 가운데, 국민혁명군에 패한 북양군패잔병들이 시진으로 오며 살인과 방화, 약탈을 일삼자 시진의 유지인 구이민은 약탈을 당하기보다 후하게 접대해서 보내며 터전을 지키기 위해 민병단을 조직한다. 하지만 악명 높은 토비인 장도끼 무리에게 납치되고 린샹푸는 몸값을 들고 찾아갔다가 죽임을 당한다.


운명의 여인이라 생각했던 아내 샤오메이를 끝내 찾지 못한 채 린샹푸의 시신은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거금을 훔치고, 아이를 버리고 떠났다고 여겨졌던 샤오메이의 또 하나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샤오메이의 이야기가 더 재밌고 안타까웠는데, 그녀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데로 살아도 된다는 걸 몰랐는지도 모르겠다. 마치 민며느리로 막 들어온 열 살 꼬마 여자아이에서 성장하지 못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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