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서 만나자
신소윤.유홍준.황주리 지음 / 덕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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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전통이 있는 거리 인사동에 추억이 깃든 문인, 예술인들이 각자의 인사동에 대한 추억을 적은 글이다.

때로는 30년 40년 전의 인사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도 지금의 인사동에 가면 나도 그런 느낌을 받을 것만 같은 오래된 정겨움이 느껴진다.

비록 물질적으로는 가난하지만 정신적으로는 풍요한 문학가들과 예술가들이 드나들고 모여들어 예술적 분위기를 일구어놓았다고 말하는 이만주님(춤비평가, 시인)이 추억하는 인사동을 비롯해 많은 이들의 인사동을 엿볼 수 있다.

첫 번째 민간 박물관인 에밀레박물관을 세웠다는 조자용님이 인사동에서 발품을 팔아 고서와 골동품을 수집했다는 이야기며 돈이 없어도 문인들의 행사에 얼굴을 비추고 술 얻어 먹을 수 있는 그 시절의 이야기는 지금은 할 수 없겠지만, 시간이 지나도 인사동은 또 다른 추억을 선사할 것만 같다.

내게는 모두 생소하지만 시인, 평론가, 화가, 만담가 등등 많은 이들의 인사동에 관한 옛 추억과 그들에게 특별한 이유 등과 함께 그 시절을 함께했던 사람들과 단체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맛집이나 화랑 등이 많이 소개되는데, 작아 보이는 찻집, 음식점에 이러한 사연이 다 있구나, 나도 이 길을 지나다 한 번쯤 들러봐야겠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어떤 골목이나 동네가 유명해지면 화장품 가게와 스타벅스 등 대기업의 상점으로 즐비해지면서 고유의 골목의 정체성을 잃는 경우가 많은데, 인사동은 이들이 추억하는 곳이 아직도 군데군데 모습을 볼 수 있고, 새로운 상점들이 계속 바뀌기도 하지만 여전히 골동품과 고서를 파는 낡은 상점들, 공방, 미술관 등이 남아있어서 인사동을 인사동답게 하는 것 같다.

몇 번을 가보았지만, 맛집 찾기에만 열중하며 실제 인사동을 잘 못 느꼈던 내게 인사동이 누구에게나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곳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 속의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깍쟁이처럼 세련되지도 않고, 너무 낡아 눈에 거슬리는 곳이 아닌 적절한 특징을 갖고 있는 인사동이 다른 상업거리와 다르게 느껴져 나도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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