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생일 파티, 가장 성대해야할 그의 생일파티는 어머니의 장례식과 함께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빅엔젤의 인생은 이처럼 그의 마지막 까지도 순조롭게 내버려 두지 않는듯 하다.
멕시코라는 나라는 헐리우드 드라마에서 마약의 온상지, 법보다 총과 주먹과 '카르텔'이라는 갱단으로 더 기억되는 나라이다. 작가 자신이 멕시코 태생이고, 미국인 어머니와 멕시코인 아버지를 두고 있다고 한다.
읽으면서 에니메이션 영화 '코코'를 많이 연상시킨 이유는 세련되지 않고, 가난하지만, 가족이라는 유대감이 상당히 견고하다는 느낌을 받은 탓이다.
이책은 멕시코라는 나라, 멕시코인에 대해 기존의 관념에 조금은 더 친근함을 느끼게 해준 책이기도 하다.
살인, 마약, 동성애, 중혼, 이복형제, 거친말투, 야한 농담...
소위 하층민을 떠올릴 때 연상되는 이런 단어들은 빅엔젤 가족과 뗄수 없는 것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자비하거나 험악하거나 한 인상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
자신을 비롯한 가족을 버리고 미국으로 떠난 아버지와 다른 모습의 아버지가 되기위한 빅엔젤의 노력.
미국에서 차별로 분개하는 멕시코인으로 사는 리틀엔젤의 모습.
마약, 동성애, 폭행으로 점철되는 이들의 가족사가 그저 콩가루 집안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어쩔수 없는 환경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삶이 그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삶이었다는 점이다.
내 어린시절 아이의 등짝을 손등으로 내리치던 엄마, 빗자루가 마당쓰는 용도보다 떠돌이 개를 쫓거나 자식들을 향할 때가 더 많았던 모습들이 아련하게 정답게 느껴지는건 그 정서를 조금은 기억하는 세대들이 그 안의 사랑과 가족애를 원초적으로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