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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멸 ㅣ 알베르토 모라비아 Alberto Moravia 시리즈 1
알베르토 모라비아 지음, 정란기 옮김 / 본북스 / 2019년 2월
평점 :
모라비아의 '경멸'은 1954년에 나온 작품이고 이탈리아에서 1964년에 영화로 제작되었다.
남녀의 부부관계, 제작자와 시나리오 작가라는 일터에서의 남자들의 상하관계가 현재의 우리 생활과 참 많이 닮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에밀리아가 그토록 바라던 집을 사주고 싶어서 오랜 꿈이던 연극을 접고 영화 일에만 열중했다. 내가 한 일은 오직 그녀를 위한 것이었다.' p51
일인칭 화법으로 기술된 이 책의 주인공 몰티니는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고 있다. 오직 새로 장만한 아파트의 부금을 갚기위해 어쩔수 없이 하는 일. 하지만 그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아내가 원해서 아파트를 장만하고, 아내를 위해서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한다는 궁시렁은 참 못나게 보인다.
결혼 2년차인 몰티니와 에밀리아의 결혼생활의 위기는 오디세이의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카프리로 가면서 더욱 선명해진다.
책의 작품설명에도 '오디세이'의 율리시스와 그의 아내 페넬로페와의 관계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지만, 율리시스가 아내 페넬로페가 정숙한 여자임을 믿어 의심치 않고 그녀를 떠났지만, 아내인 페넬로페는 남편 없이 보내야 하는 세월과 많은 구혼자들로 부터 자신을 오로지 홀로 감당하면서 오히려 남편에 대한 경멸하지 않았을까를 의심한다.
자신에게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지는 제작자 바티스타의 차에 아내만 홀로 태우고 자신은 택시를 타고 가는 상황부터 아마 아내의 남편에 대한 신뢰는 금이가지 않았을까?
무수한 대화를 하지만 정작 할 말은 하지 못하고 서로의 부정을 의심하고 오해하고, 그 결말은 참혹하게 끝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