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숙씨의 친절한 나물 밥상 - 365일 내내, 저염.저칼로리 나물 먹기 프로젝트!
안영숙 지음 / 조선앤북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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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약간 의아했다. 내용은 차치하고, 크고 두툼한데다가 나물 사진이 전부 살아 있다. 그런데도 책 정가가 16,800원이다. 왜 그럴까, 어떻게 이럴 수 있었을까 싶다. 아마도 널리 보급하려는 저자와 출판사의 의도가 아닐까 헤아려본다.

 

나는 나물 반찬을 좋아하지만, 실제 해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누군가 해주는 반찬을 주로 먹었다. 안 해봐서 그런 게 가장 큰 이유다. 안 해보니 할 줄 모르는 거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며 자신감을 얻는다. 간단하게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사실 몇 가지만 해보면, 나물과 약간 익숙해지면 다른 것들은 어렵지 않게 응용할 수 있겠다. 또 이런 실용서의 특징은 ‘실제로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전거를 탈 줄 알고, 붓글씨를 쓸 줄 아는 게 중요하다. 자전거 타는 방법을 알고, 붓글씨 쓰는 방법을 아는 건 부차적이다. 아는 것은 껍데기라면 하는 것이 알짬이다.

 

반찬, 밥상 관련한 책이 여럿 있기에 이 책의 장점과 특징을 짚어본다. 먼저 계절별로 나물을 나눈다. 건강 밥상을 꾸리려면 먼저 제철 밥상이어야 한다.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시도 때도 없이 먹는 밥상은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사실 이는 나물보다 과일이 주로 문제가 된다. 나물은 말려 먹을 수 있기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래도 제철에 나는 나물을 알고 먹는 건 지당한 일이다.

 

또한 해초류와 묵나물을 따로 설명해준다. 산나물 뿐 아니라 파래, 톳 등의 해초류도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 묵나물은 소화가 잘 되고, 언제든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가지를 덧붙여 설명해주기에 책이 보다 풍성해졌다.

 

한 가지 나물로 만들 수 있는 여러 요리를 소개한다. 다양한 요리 방법을 보면서 책에 나오지 않은 방법도 상황에 맞게 시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냥 좋아하니까 먹기 마련인 반찬도 있다. 책에서는 각각의 효능도 설명해주어서, 보다 음식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 좋다. 몰랐던 반찬도 이참에 알게 되어 관심을 갖게 되고, 언젠가 해보리라 마음 먹게도 된다.

 

내가 스승으로 삼는 한의사 선생님이 제안하는 식사법이 있다. 3가지를 피하자고 하신다. 육류, 인스턴트, 밀가루. 그럼 뭐 먹고 살지? 밥과 나물! 특히 현미(玄米)가 백미(白眉)다. 반찬 중에는 일상적으로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보약이다. 쑥, 민들레, 돌나물, 고구마줄기, 깻잎 등 밭에서 쉽게 만나는 친숙한 식물들이다. 덕분에 화학조미료 없이도, 고기 없이도 충분히 맛있게 먹고 살 수 있다.

 

이 책은 건강한 밥상을 차리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된다. 반찬을 별로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이 책 한 권이 있으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건강한 밥상을 먹을 뿐 아니라 안 해본 것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게 된다. 여기에 ‘한살림’ 같은 생협에서 친환경 유기농 나물을 구입하여 먹는다면 더욱 좋으리라.

 

더욱이 이 책은 소금에 대한 문제의식을 같고 ‘저염’으로 설명해준다. 김치가 건강 식품이지만 맵고 짜기에 경우에 따라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처음엔 입맛에 안 맞아도, 길게 보면 싱겁고 단순 소박한 밥상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보다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나물에 보다 관심 있는 사람은 오현식님의 <약이 되는 산나물 들나물>을 참고하면 좋고, 건강한 식사법에 관심 있는 사람은 손영기 한의사의 <먹지마 건강법>을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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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마음, 안녕하십니까?
김명숙 지음 / 더드림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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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와 저자가 생소하지만, 그래도 알차고 소중한 책들이 종종 있다. 바로 이 책이 그러하다. ‘더드림’과 ‘김명숙’ 둘 다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내용과 편집은 어느 유명한 출판사-저자에 뒤지지 않는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며 관심이 갔다. ‘감정이냐 감정적이냐’, ‘사실인가 판단인가’, ‘내 이야기를 하자’, ‘진짜 나로 살아가기’, ‘나는 있는 그대로 소중한 사람입니다’ 등 내가 평소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연이어 나왔다.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서 바쁜 와중에서도 욕심 내어 읽어보게 됐다.

 

책에는 참고문헌이나 각주가 적혀 있진 않다. 하지만 읽어보면 여러 상담학 이론들이 자연스레 녹아있는 걸 느끼게 된다. 이론을 머리와 논리로 연구하는 사람이 있고, 실제 상황을 부둥켜 안으며 온몸으로 부딪치며 삶을 새롭게 하는 사람이 있다. 이 책은 후자의 경우다.

 

저자가 유명하진 않지만, 교수가 아니지만, 그렇기에 쓸 수 있는 글이다. 저자의 구체적인 일상과 경험 속에서 한마디 한마디 울려온다. 결코 창백한 이론 나열에 머물지 않는다. 승무원으로서의 경험, 엄마로서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풀어가는 이야기에 쉽게 공감된다. 실제 상황에서 활용되는 지식이 많은 책이다.

 

자녀나 배우자와 갈등 있고, 부모님과 동료들 사이에서 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것, 이게 우리 삶이다. 평범한 듯 보이는 일상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것, 이게 혁명이다. 삶의 소소한 변화와 도전을 무시한다면 결코 삶은 달라질 수 없다. 이 책을 읽고 갑작스런 변화가 생기진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듯 우리에게 충분히 젖어든다면 분명 보다 자기 자신을 잘 분별하고, 풍요로운 관계를 맺어가게 될 것이다.

 

한편 마지막으로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보고자 한다. 상담과 자기 이해가 중요하지만, 여기서 그치면 안 된다. 사회-역사적인 차원에서도 상황과 사람을 조망할 줄 알아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세월호 사건’과 ‘문창극 논란’이다.

 

먼저 ‘세월호 사건’은 단순히 희생자와 유족의 아픔만을 돌볼 수 없다. 사회전반에 흐르는 불의와 기만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말 바꾸는 교신 내용, 책임지지 않으려는 국가 등을 함께 바라보아야 할 일이다. 상처에 대한 치유가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문창극 논란’은 역사 인식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우리나라 근현대사는 눈물과 신음으로 점철되어 왔다. 일제 식민 경험과 전쟁으로 인한 동족 상잔의 아픔. 이를 잘 알지 못하면 우리가 왜 이런 심리와 문화를 갖게 되었는지 알기 어렵다.

 

이 책은 내게 상담이 실질적으로 활용되는 탁월한 책이기에, 이에 대해 충분한 만족이 되었기에, 책의 범위를 벗어난 부분-상담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모쪼록 이 책이 자기 성찰을 하려는 이들, 보다 조화로운 관계를 맺어가고픈 사람들에게 전해져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덤. 책 안에는 5명의 추천사가 있다. 책 안 읽어보고, 혹은 대충 읽어보고 말만 번지르르하게 추천해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데 이 책 추천사들은 그렇지 않다. 정말 읽어보고 평가해주는 느낌이었다.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책이다. 저자의 메일 주소가 나와 있는데 연락해서 만나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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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a Dream 마틴 루서 킹 - 그래픽 평전, 2014 세종도서 선정 도서 푸른지식 그래픽 평전 1
아서 플라워스, 피노, 마누 치트라카르 / 푸른지식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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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틴 루터 킹을 언제 처음 알게 됐는지는 모르겠다. 10년 전 쯤 숙제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 마틴 루터 킹 자서전>(클레이본 카슨 엮음)를 읽었다. (이번에 읽은 건 I HAVE A DREAM이니 언어만 다르고 뜻은 같다) 그때 얼마나 정독했는지는 모르겠다. 알긴 아는데 자세한 사건이 기억나진 않는다. 그럼에도 그의 묵직한 흔적이 내게 남았던 것 같다.

 

비슷한 인물이 한 명 떠오르데 바로 ‘전태일’이다. 전태일도 10년 전 쯤 숙제로 만났다. 비슷한 시기에 만난 이 둘은 죽은 시기도 비슷하다. (1968년, 1970년) 서로 몰랐지만, 서로 알았다면 어땠을까 싶은 마음이 갑자기 든다.

 

이 책은 우발적으로 보게 됐다. 특히 만화라서 끌렸다. 만화 아니었으면 안 봤다. 10년 전 읽은 그 책이 여전히 있으니 말이다. 함께 사는 학생들이 보면 좋을 것 같아 고르게 되었다.

 

한편 ‘그래픽노블’이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글과 그림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그림에 어떤 특색이 있을지 기대됐다. 보고 나니 뭐라 표현하기는 어렵다. 보통 만화책과는 다른 느낌이다. 그림 하나하나를 더 들여다보게 된다.

 

손에 붙잡으니 1시간도 안 되어 다 읽었다. 중간에 그만 읽고 잠 잘 준비를 해야했지만, 도중에 덮을 수 없었다. 이 글까지 쓰니 평소보다 1시간이나 늦게 자게 됐다. 그래도 후회없다. 여운이 가시지 전에 글로 적어두어야 맛이 제대로 깃든다. 미루면 다 날라간다.

 

2.

마틴 루터 킹의 굵직한 사건과 삶을 마주하며,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묻게 된다. 나는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에 이끌리는가? 마틴은 고통당하는 흑인들을 보았고, 더 나은 사회-삶을 위해 헌신했다. 많은 성과와 기쁨, 수상도 있었지만 그에 못지 않게 패배와 좌절, 모욕, 배신도 있었다. 그가 뚫고 간 길이 한 데 꿰어진다.

 

그 중 ‘베트남 전쟁 반대’가 인상적이었다. 반대하니까 많은 비판을 받았다. 오랜 동지들도 떠났다. 침묵할 수도 있었다. 그저 흑인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만 목소리 높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전쟁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시에는 상당히 꺼내기 힘든 이야기였다. 동조하는 사람도 드물었다. 그러나 지금 보면 현명한 선택이다. 아니, 당연한 선택이다. 전쟁, 그리고 베트남 전쟁은 참혹했다. 반대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다.

 

어찌 보면 흑인 운동도 그렇다. 가능할 거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꿈을 꾸었고, 보았다. 그것을 소리쳤다. 그 부르짖음이 오늘날에도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 얼마나 힘들든, 얼마나 위험하든 옳다면 한다. 그것이 마틴이 걸어간 길이다. 시대를 초월하여, 상황을 초월하여.

 

3.

마틴의 연설 중에 ‘미국의 영혼을 구원하기 전까지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68쪽)라는 대목이 있다. 해방 사건은 억눌리고 있는 자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가해자에게도 자신이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깨닫게 한다. 개를 풀어놓고, 물대포를 쏘는 상황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경악했다. 그러면서 진리에 눈을 뜨게 됐다. 자신들이 어떻게 차별하고 있는지. 흑인 운동은 흑인만 구하는 게 아니라 흑인을 무시했던 사람도 구하는 거다. 고통받는 이의 신음 소리에 귀 기울이면 억압하고 있는 구조-장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4.

한편 이 책은 그의 약점에 대해서도 다룬다. 바로 문란한 성(性) 관계다.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심지어는 죽기 전날 밤에도 그러했다는 말이 있다. 아쉬운 부분이다.

 

만약 그가 인도에 다녀온 후 첫 번째로 했던 ‘명상과 반성을 위한 날을 하루 정해두는 것’을 꾸준히 했다면 어땠을까?(78쪽)

 

노벨평화상 수상 소감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즈음에 한 말이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위엄과 규율에 바탕을 두고, 이 투쟁을 계속해나가야 합니다”(102쪽)

 

선택의 순간에서 항상 정도를 선택하라는 말이자, 현재의 우리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매진하라는 말이다.

자기 규율에 맞게 살았다면 그의 삶이 조금은 달라졌을까? 많이?

 

그를 가장 위험하고 선동적인 검둥이 우두머리, 망할 깜둥이 목사로 불렀던 FBI 국장 에드가 후버는 마틴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되자 난잡한 성생활이 담긴 테이프를 집으로 보낸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고 부추기는 듯한 메모와 함께.(106쪽)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연약함을 직면하며 얼마나 애통해했을까?

사람들 앞에서와 뒤에서의 다른 모습, 이토록 기만적인 자신을 어떻게 성찰했을까?

 

달리 물어보자. 우리가 위로받을 곳이 어디인가? 많이 내주었으니까, 힘드니까 이렇게 채우고 보상받아야 하는 것인가? 그래도 되는 것인가?

 

다름 아닌 ‘목사’는 자신이 신 앞에 서고, 사람들을 신 앞에 설 수 있게 돕는 역할이다. 세상의 온갖 좌절감을 신과 풀어내도록 이끄는 존재다. 그렇기에 뒤틀린 쾌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더더욱 힘들었을 것 같다.

 

치열한 투쟁, 이는 밖/외부 활동 뿐 아니라 안/자기 성찰에도 필요하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욕망이 펼쳐지는 곳, 바로 우리 삶의 현장이 투쟁의 장소다.

 

그래, 나는 나와의 투쟁을 하자. 385일 동안 버스 승차를 거부하고, 온갖 야유와 위협에도 굴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정신을 이어받자. 새로운 삶, 더 나은 삶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던 이들처럼 나도 걸어가자.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가는 할머니에게 마틴이 물었다. 괜찮으시냐고.

할머니는 다리가 아파도 마음은 편하다고 답했다.

마틴은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은 감동을 받는다.(63쪽)

 

우리 삶은 이렇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마틴의 삶이 내게 도전을 주듯, 내 삶도 누군가에게 자극을 주고 있을 것이다. 다만 그게 부정적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어떤 꿈을 꿀 것인가?

새롭게 물어야겠다. 차분하게 내다봐야겠다.

그 꿈을 보고, 마틴처럼, 그 꿈에 사로잡혀 살면 좋겠다.

비록 꿈이 내 생애에 이뤄지지 않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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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성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전하다 주니어 클래식 12
박경미 지음 / 사계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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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출판사의 주니어 클래식은 고전으로 불리는 책들을 우리나라 저자가 쉽게 풀어써서 내는 기획물이다. 전에 강신준 선생님의 <마르크스의 자본 -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를 읽었는데, 덕분에 자본론에 대해 감 잡을 수 있었다.

 

이번 <신약 성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전하다>는 박경미 선생님의 저작이다. 녹색평론 등에 글을 쓰신 걸 알고 있고, 언젠가 한 번 읽어 보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닿았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내가 신약 성서를 정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신념과 가치관에 영향 끼친 내용들을 한 데 모으는 작업을 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가닥을 잡아보고 싶었다.

 

신약 성서의 사회 역사적인 배경을 설명해주어 이야기의 맥락을 넓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그 당시 역사적으로 어떤 사건이 벌어졌고, 어떤 시대 상황이었는지를 파악하는 건 상당히 중요하다. 이를 알고 나면 더 가슴 깊이 와 닿게 된다.

 

또한 핵심적인 활동과 비유 등을 꼽아 설명하는 부분을 보면서 나는 어떻게 구체화시켜야 할지 좀 더 방향을 잡았다.

 

예를 들면 신약 성서에 ‘심부름 하는 사람이 높으냐, 심부름 시키는 사람이 높으냐? 심부름 시키는 사람이 높다. 그런데 나는 심부름 하러 왔다’는 말이 나온다. 예수는 평등을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낮은 자리로 내려간다. 종이 하는 행동을 한다. 제자들의 발을 닦아주시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성서의 전복적 사유이자 혁명성이다.

 

학문적 엄밀성보다 내 신앙하는 삶에 대한 정리를 해보고 싶다. 사실 성서가 기록된 방식이 그러하다. 신앙고백적 진술이지 사회과학적 논증이 아니다.

 

마태, 마가, 누가, 요한 모두 각 공동체의 상황에 맞게 말씀을 받아들이고 해석-적용하며 살았다. 나도 나 개인으로, 교회로, 사는 지역으로, 2014년이라는 시간, 결혼하여 배우자와 함께 살고 있고, 주중에는 집짓기를 하며 지내고 저녁에는 학생들과 함께 지내는 맥락에서 성서를 만난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말씀이 어떻게 주어지고,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신약 성서 시대에 구약 성서를 인용하는 걸 보면 문자 그대로 적용하지 않는다. 자기 상황에 맞게 재해석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하박국과 로마서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다. (이와 관련한 책으로 피터 엔즈가 쓰고 김구원 선생님이 번역한 <성육신의 관점에서 본 성경 영감설>을 추천한다.)

 

여하튼 신앙하는 삶을 뿌리 깊게 하기 위해 성서를 직접 읽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그 발걸음을 나아가는데 유익과 동력을 주는 책이다.

 

창조신앙을 핵 문제와 연결시키는 것과 사마리아-유대의 적대관계를 남북 관계로 비추어 해석하는 면은 참 신선하고 자극이 되었다. 오늘날 성서 해석한다는 게 바로 이런 거다!

 

한편 저자는 성서를 비판적으로 읽기도 한다. 베드로후서의 개, 돼지 표현이나 에베소서의 여성 비하적 표현에 대해 과감하게 문제제기한다. 저자의 성서 비판에 놀랄 독자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저자에게 직접 이야기 해보고 싶은 부분이 있다. 57쪽 마지막 줄이다. ‘예수의 이 행복 선언은 지금 가난하고 슬프고 박해받는 사람이 현실적인 삶의 조건이 바뀌지 않는다 해도 삶 자체를 감사와 기쁨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라고 쓰였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받아들여야 한다는’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으로 바꾸고 싶다. 당위적인 표현을 가능성이 있는 표현으로 바꾸고 싶다.

 

신앙하는 분이든 그렇지 않든, 성서와 그 배경에 대해 잘 이해하고 싶은 분은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글도 매끄럽게 잘 넘어간다.

 

부활이 실제 일어났든 아니든 간에, 부활을 믿는 사람의 삶은 엄청나게 변했다. 두려워서 도망갔던 제자들이 목숨을 무릅쓰고 예수를 전한다. 예수를 믿든 안 믿든, 따르든 안 따르든, 예수의 삶과 이야기에 관심 가져보시길 권한다.

 

부활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 사회의 안타까운 사건들. 이대로 끝나는 것 같지만 아니다. 어딘가에서 껌뻑거리며 부활할 것이다. 그래서 세상 곳곳에 새로운 삶의 희망이 피어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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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 때時를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인생수업
조용헌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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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동안 사주명리학과 풍수지리 등을 비롯한 동양사상을 무시하고 살았다. 미신이라고 생각했고, 그걸 따르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팔자가 정해져 있다고 보지도 않았다. 여기에는 기독교라는 종교 신념이 크게 작용했다.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를 읽으며 동양사상에 대해 새롭게 보게 됐다. 도올 선생님의 책들을 보고, 한의학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되면서 동양사상을 무시했던 나는 무지했고, 무시한 것은 무시무시한 실수라는 걸 깨닫게 됐다.

 

음양오행에 대해 배우고 싶던 중, 작년에는 고미숙 선생님과 만나게 되었다. 감이당에서 2박 3일간 집중 공부를 할 기회가 생겨서 참여했다.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는 사주명리학에 대한 책이다. 그렇게 나와 사주명리학의 운명적 만남이 시작되었다. 집중하여 연마하는 게 아니기에 아직도 어설프다. 앞으로도 그럴 거다. 하지만 감은 조금 느껴진다.

 

해가 뜨고 지는 반복처럼 삶에도 무수한 반복이 있다. 그걸 좌표로 나타낸 게 사주명리학이다. 알아두면 용이하게 써먹을 데가 생긴다. 종종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를 꺼내고 사주링크에 들어가서 사람들의 생년월일을 쳐본다.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그렇게 그 사람을 고정시켜서 보면 또 위험하겠지만.

 

조용헌. 이 사람은 아는 형이 보던 <조용헌의 백가기행>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펴내는 책들을 살펴보곤 하였다. 그러다가 최근 이 책이 다시 출간된 걸 알고 보게 되었다. ‘사주명리학의 바이블’이라고 하던데 왜 그런지 궁금하기도 했다.

 

일단 재미있다. 딱딱하게 정리된 책이 아니라 이야기가 자기 경험과 함께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다. 문선명을 만나 나눈 대화는 고수를 만나는 묘한 긴장감을 주었고, 야산-박재완-박재현 등의 대가들의 삶을 들으면서는 신기했다.

 

책이 전개되면서 어떤 책을 함께 보아야 할지도 알게 된다. 저자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왜 사주명리학의 바이블이라고 하는지 이해된다. 처음엔 그래도 바이블이라기보다는 사주명리학에 입문하는 책, 입맛을 돋우는 책이라고 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바이블, 성경이라는 건 하나님에 대한 이론이 딱딱하게 정리된 책이 아니다. 사건을 통해 하나님이 증언되는 책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바이블이 맞다. 이 책을 읽고 흥미가 생긴다면 다음의 책들을 살펴보시길.

 

명리학 이론적으로는 김동완의 <사주명리학 초보 탈출>(김동완은 도계 박재완의 제자다.), 인문학적으로는 고미숙의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한의학적인 접근으로는 손영기의 <건강해지는 9가지 방법>, <한의학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를 권한다.

 

운명이 정해져 있는가? 운명을 알면 삶이 달라질까? 책 맨 뒤에 팔자를 고치는 방법이 소개된다. 20년간 고금의 문헌을 보며 정리한 것이니 그냥 지나치긴 어렵다.

 

책을 보고 느낀 걸 내 방식으로 풀어보겠다. ‘같은 상황도 마음 먹기에 달렸다. 위기가 기회일 수 있고, 성공이 패망하는 길일 수 있다’, ‘자기 그릇을 알고, 넘어서려고 하지 마라.’, ‘때를 분별하라. 말할 때인지 들을 때인지, 읽을 때인지 쓸 때인지.’

 

이 책을 보고 자신의 그릇-운명을 가늠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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