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이 공정하다는 착각
이상협 지음 / 드루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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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나에게는 비교 불가능한 책이다.

저자가 스스로 써냈다면 아주 대단한 학자이자 다른 나라 언어로 널리 번역해야 할 책이다.

혹시 우리나라에는 출간되지 않았지만, 외국에는 이런 류의 책이 있어서 거기서 영감을 받아 옮겨 쓴(?) 책이라면 뭐 그냥 그럴 수 있고..

세계적으로 이런 류의 책이 얼마나 나왔는지 모르기 때문에 비교할 수가 없고, 그저 감탄할 뿐이다.

특히 각주와 참고문헌을 봐도 다 영어 원서다. 영어로는 이러한 자료들이 많으나 국내서로는 드문 것 같다.

저자는 세금 문제를 조세 역사를 따라가며 살핀다. 세계사가 펼쳐지고, 성경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이걸 다 연구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세금이라는 주제 아래 언급되는 것이지만, 그래도 매우 폭넓다.

이 책으로만도 상당한 상식을 얻을 수 있다. 저자의 내공 깊이가 얼마인지 모르겠다. 대단하다.

이런 책이야말로 진정한 교양 서적이다.

저자는 세무 대학을 졸업하고 관세청에서 일했고 현재는 관세청 교수다.

이력만 보면 전형적인 공무원, 세리 스타일인데, 접근하는 내용은 상당히 래디컬하다.

그 래디컬이란 말은 급진적이라기보다 근본적이라는 말 뜻으로 썼다.

근데 근본적이다보니 급진적이다. 왜? 책 제목이 말해주지 않나. <세금이 공정하다는 착각>

역사를 통해, 그 기원과 에피소드들을 통해 밝히니까 푸코의 계보학이 떠올랐다.

세금이 공정한가? 지금 우리 시대만을 보면, 세금은 법적으로 정해진, 어기면 문제되지만 걸리지 않으면 된다고 여긴다.

많은 이들이 절세 전략에 관심둘 뿐, 세금을 누가 언제 왜 내게 되었는지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는다.

이 책은 뿌리를 찾아간다. 그래서 래디컬하다. 혼자 읽기 아깝다.

책 날개에 저자 소개가 있는데 그 아래 메일주소가 있다.

이 책으로 함께 공부하고 토론할 모임이 있을까? 관심 간다. 그렇게 함께 배움을 이어가고 싶다.

한 번 더 말한다. 혼자 읽기 아까운 책이다. 책 추천을 이런 말로 할 수도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 정도로 추천한다. 진짜 대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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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
강형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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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뿌리 깊은 사대성이 있다. 비단 일제 시대 영향만이 아니다. 그 전부터 오래 됐다. 어찌보면 신라 때부터다. 고구려에 대항하기 위해 당나라와 손을 잡았다. 그러면서 우리 국토가 줄어들었지. 

고려시대 <삼국사기>를 편찬한 김부식도 그렇다. 신채호 선생은 '묘청의 난'을 가장 주체적이고, 자주적인 사건이라 부르는데, 이를 진압한 게 김부식이다. 조선시대 역시 그러한 흐름이었다. 

 

조선시대까지는 중국에 사대적이었다면, 일제 시대 때는 일제에 사대적인 사람들-친일파가 있었고, 그 후로는 미국과 소련에 그러한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흘러오고 있는 정신(?)이다. 

오늘날 시위를 할 때, 미국 국기를 들고 나오지 않나. 이게 무슨 짓인지. (심지어는 이스라엘 국기도 가져오더만. 이건 뭐 말 다 한 거다.)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해 과도하게 칭찬하고 몰입하는 걸 '국뽕'이라고 한다. 이는 상당히 진보한 생각이다. 우리 것을 상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거다. 다만 무조건적으로, 혹은 지나치게 폄하할 필요는 없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 

 

서설이 길었다. 이 책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이 책은 말이 (별로) 필요없다. 사진으로 말하기 때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던가. 그냥 보면 된다. 이 땅에 살았던 이들이 무얼 보고 무얼 만들고 살았는지 잘 알 수 있다. 이는 글로 결코 담길 수 없다. 그렇기에 사진으로 담아낸 이 책의 가치가 상당하다. 

 

재미있는 건 저자의 약력이다. 23살에 미국으로 이민간다. 거기서 대학을 비롯하여 직장 생활도 한다. 밖에 있으면 더 안이 잘 보일 수 있다. 북한도 방문하고, 민주화 현장에 대한 사진집도 냈다. 그러다가 요즘은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일을 한다고 한다. 

 

영어로도 칼럼을 연재할 정도인 사람이, 우리 문화유산을 알리려고 사진찍고 강연한다고? 그만큼 밖에서 지내보니, 우리 문화와 특징이 어떠한지 더 관심이 가는 거다. 계속 이 땅에만 있으면, 여기 있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마치 공기를 당연하게 느끼는 것처럼. 외부에 나가보니, 우리 문화가 새삼스레 다가왔나보다. 

 

고인돌, 첨성대 처럼 잘 알려진 것을 비롯하여 제례에 대한 사진도 남겼다. 특히 한국의 고유함으로 토종개, 한글, 온돌, 김치 등을 언급하는데 문화에 대한 감각이 넓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영어로도 병기되었다. 출판할 때부터 외국 출판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럴만하다. 또 그래야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이 다른 곳에도 알려지길 바란다. 

 

한편, 후속편이 나오길 바란다. 왜? 이 책은 결코 '대한민국'만의 문화유산이 아니다. '조선 인민 민주주의 공화국'(소위 북한)도 공유하는 문화다. 나중에 북과 더 왕래할 수 있을 때, 북쪽에 있는 문화유산도 사진에 담길 바란다.

아, 정말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 '싸우쓰 코리아'만이 아니라 '노쓰 코리아'가 합쳐진 '유나이티드 코리아' 문화유산 책이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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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 그리고 잘 산다는 것 -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온 명리학자 김태규가 담담하게 써내려간 사람, 인생, 운명 이야기
김태규 지음 / 더메이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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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헤드는 "삶의 기술을 증진시키는 것"이 이성의 기능이라 말한다. 삶의 기술이란 사는 것, 잘 사는 것, 더 잘 사는 것을 말한다. 도태되어 서서히 죽어갈 것인가, 모험을 통해 약동하며 새로운 삶을 살 것인가. 물론 모험하다가 자칫 실패로 급속히 사라질 수도 있다.


화이트헤드의 통찰은 서구 사상이지만, 서구스럽지 않다. 서양철학은 플라톤의 각주라고 여길 정도로 그의 안목은 넓고 길다. 그런 면에서 유기체 사상, 동양 사상과 맞닿는 부분이 있다. 그 점은 이 책을 읽으면서도 많이 느꼈다.


저자는 금융 일을 하며, 명리학 연구를 했다. 사실 이것도 잘 안 어울린다. 금융이라는 건 자본주의 중에서도 첨단 아닌가. 그런 이가 동양 사상의 오랜 전통인 명리학을 공부한다니.. 말 그대로 동서고금이 어우러지는 순간이다.


책에 종종 그림도 나오는데 저자의 작품이다. 이 역시 느낌이 남 다르다. 1955년 생이기에 저자는 환갑을 넘어 고희를 바라보고 있다. 글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아마 삶의 가장 원숙한 시기일 수도 있다. 점점 더 체력과 총기는 줄어들 수 있으나 그 직전에 그동안의 성과를 잘 버무려 내는 시기라는 느낌이다.


젊은 시기의 패기와 한계를 담담하게 잘 설명해준다.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 대화나누며, 그들이 찾고 방황하는 것을 통해 삶의 진리를 한 조각씩 느꼈다. 자신의 경험, 그리고 다른 관계 가운데의 만남을 바탕으로 풀어낸 이 책은 가벼우면서도 가볍지 않은 책이다. (추천사에 무심한 듯 따뜻한 글과 그림이라고 표현했는데 나도 공감이 된다)


책에서 많은 위로를 얻은 부분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 공자를 도와준 사람 중에 '거백옥'이란 위인이 있단다. 그 사람이 한 말이, "나이 50이 되고 보니 지난 49년이 헛됨을 알았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 말은 결코 늦은 때가 없다는 말이다. 마지막에서도 기회가 주어진다. 어쩌면 죽는 순간까지도. 그 순간을 어떻게 맞이하느냐, 좀 더 맑고 밝게 깨어있고자 한다면 지금 오늘의 삶을 붙잡아야 한다. '송백은 겨울이 되어서야 그 청청함을 안다'는데, 아직 우리에게 그때가 드러나지 않은 것일 수 있다. 언제 드러나든, 우리는 우리의 몫을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 이 책은 이렇게 은은하게 우리에게 힘을 준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알찬 수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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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5억 연봉의 세일즈 테크닉 - 팔지 말고 전달해라
김민기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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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여전히 좀 거슬린다. 남에게 막 보여주고픈 제목이나 표지가 아니다. 여기에 혹 해서 이 책을 살펴볼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출판사는 그게 상당할 거라 예상한 듯 하다.


나는 제목 때문은 아니고, 책 소개를 보며 어느 정도 수긍이 됐다. 책 부제가 '고객에겐 보여주기 싫은 진짜 영업 노하우'인데, 정말 알짜배기가 고스란히 다 들어있다. 책 읽으며 짝꿍에게 몇 번이나 말했다. "와 이 책은 한 글자도 빼버릴 게 없어!" 


저자는 이메일, 블로그, 인스타, 카페 등 본인 주소를 다 올려 놓았다. 이는 저자의 마음이기도 하다. 따뜻한 목소리가 책에 가득하다. 열정만 있는 사람이라면, 기술이 없어서 헤매이는 사람이라면 이 책 보고 날개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책에서도 말하지만 '열정'을 얻기가 어렵다. 그 열정은 책을 봐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뭐랄까 참 오묘한데, 마음에서 우러나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영역이다. 감동을 주고, 신뢰를 얻어야 가능할텐데 이 책은 그러한 경지로 이끌어준다.


뭐 내가 목 마른 상황이라 더 그렇게 느낀 건지도 모르겠다. 영업에 대한 살뜰한 정보들이 빼곡하다. 어떻게 하면 영업이 되고, 어떻게 하면 영업이 안 되는지 충분하게 잘 느낄 수 있다. 이 책 보고도 잘 못 하겠으면 그냥 접으면 된다. 최선을 다하도록, 기술적으로 부족함 없도록 이 책이 깊게 이끌어 간다.


<나는 장사의 신이다>라는 책과 함께 보는데, 전혀 뒤지지 않는다. 둘이 맛은 다르지만, 퀄리티는 똑같다. 아주 좋다. 이 책을 몰랐으면 어떻게 할 뻔 했나 싶을 정도다. 영업 뿐 아니라 장사/사업을 하는 이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거다.


이 책을 처음 펴볼 때만 해도 이렇게 좋을 줄 전혀 몰랐다. 두고두고 볼 책이다. 영업하는 내내.. 나중에 내가 이 책이 되는 순간이 오길 바라고, 그렇게 체화하고 싶은 책이다. 강력추천한다. 내가 사업 잘 되면, 일정 부분은 이 책 덕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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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마지막 용기 - 앉아서 후회만 하는 내 인생 구하기의 기술
로스 엘런혼 지음, 유지연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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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변화를 이끄는 책들이 많다. 사람들의 수많은 선택을 통해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들도 있다. 그런데 질문이 든다. 그래서 정말 삶이 얼마나 어떻게 변화했는가. 만족할 만큼 성과가 있는가 묻고 싶다.

 

이 책 역시 그러한 책들 중 하나가 될 거다. 아주 안 팔리는 책이 될 것 같진 않다. 관건은 이러한 자기계발 서적을 통해 진정한 변화를 어느 정도 이루어내느냐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어떠한가? 많은 이들이 갈망하는 자기 변화를 충분히 이룰 수 있게 돕는 책인가?

 

난 이 책을 보며 묘한 찔림을 받았다. 저자는 역설적으로 파고 든다. 그 대표적인 문장이 '희망을 두려워한다'는 말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희망을 품을 때가 오히려 문제라니.

 

자기 계발 책들을 찾아보는 사람들은 그래도 자기가 뭔가 새로워지려는 사람들이다. 현재에 만족한다기보다는, 더 나은 자신이 되고자 애쓰는 사람들이다. 그런 이들은 지금의 삶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무언가를 얻으려는 갈망이 생기는데, 거기서 바로 '긴장'이 생기게 된다.

 

문제는 그러한 긴장 때문에 오히려 변화하지 못한다는 거다. 아 이 정말 이 책에서 본 놀라운 역설이다.

 

저자의 경험에 의하면, 현상 유지를 해도 괜찮다고 이해하면, 놀랍게도 더 쉽게 변화를 이뤄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역설이다. 바꾸려고 하면 안 바뀌고, 안 바뀌어도 된다고 생각하면 바뀐다니. 허참 놀라운 말이다.

 

딱 한 마디 묻고 싶다. 우리가 왜 이런 책들을 읽는가? 변화하려고. 그런데 그 마음이 장애물이 되어 변화에 이르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귀가 솔깃해진다면 이 책을 보시라.

 

이 책의 원제는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가 : 우리가 안 되는 10가지 이유'다. 진정 변화하기 위해, 변화를 가로막는 이유를 살핀다. 특히 매력적인 것은 재작년에 나온 최근 책이지만, 에리히 프롬을 비롯하여 롤로 메이, 마틴 부버, 폴 틸리히, 이반 일리치 등 지난 시대의 사상가들 이야기를 토대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등 최근의 달라진 사회 가운데서, 고전이라 불리는 책들로 문제를 풀어가는 거다. 온고지신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책은 최신의 책이면서도 깊은 맛을 지닌다. 지난 시대의 사상가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느끼는 이들은 이 책을 붙잡아보길 권한다. 유익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다.

 

사실... 이 서평은 이렇게 쓰기보다 내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나눠야 하는 건가 싶다. 그건 내 삶에서 잘 열매 맺어가자. 이렇게 책 소개하는 정도로 일단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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