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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 ㅣ 고전 콘서트 시리즈 1
강신주 외 지음 / 꿈결 / 2014년 2월
평점 :
이 책은 고전으로 대접받는 책들을 바탕으로 강의한 걸 엮었다.
한 번 읽어보라는 말은 들었으나 방대한 분량에 가로 막혀 막상 손대지는 않았던 책들,
저자 이름만 많이 들었던 책들을 이번 기회에 접해보고자 선택했다.
그러다보니 별로 관심 없던 책인데, 함께 실려 있어서 보게 된 경우도 있다.
저자 중에 강신주 철학자가 있어 더 반갑게 신청했다.
요즘 ‘힐링캠프’에 나와서 돌직구를 던졌다고 해서 더 화제가 됐었다.
이 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마지막에 학생들과 질의응답을 하는데, 거기서도 강력한 돌직구가 뿌린다.
“본인은 어떻게 살 건데요? ... 그렇다고 본인이 이런 일을 할 거냐고요? 본인은 안 할 거면서 왜 쓸데없는 질문을 해요?”
“나중에 여자 사귈 때 연애 지침서대로 한 번 해 보세요. 뜻대로 되나. 정말 큰 착각에 빠져 있네요.”
웃음이 나왔다. 동시에 ‘이야~ 역시 강신주!’라는 탄성도 나왔다.
청소년한테 심한 건 아닌가 싶지만, 이런 쓴 맛을 통해 자기 자신을 보다 깊숙이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공부를 하는 이유가 자랑하기 위해서인가?
자기 삶을 성숙시키기 위해서인가?
후자라면 강신주 같은 사람은 참 소중하고 필요한 ‘선생’이다.
<고전 콘서트>는 고전의 내용 뿐 아니라 책의 배경과
고전 읽고 공부하는 법에 대해서도 말해주고 있다.
어떤 자세로 고전을 만나야 하는지 강사 나름대로의 방법을 잘 소개해주는 점이 이 책의 묘미다.
<군주론>의 경우 어떤 편견이 있는지 짚어주면서, 어느 맥락을 주목해서 보고 우리에게 어떻게 적용해가야할지 큰 방향을 제시한다. 이는 고전 뿐 아니라 다른 책들을 볼 때도 필요한 자세다.
<유토피아>는 강사 자신도 읽을 때마다 헷갈린다고 한다. 그만큼 다채로운 책이다.
그냥 읽었더라면 길을 헤매거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재미도, 의미도 못 얻었을 수 있다.
하지만 강사들의 친절하고 적절한 해설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된다.
고전을 찾아가는 지도와 나침반을 얻은 기분이랄까?
이 강의는 숭실대학교와 EBS가 공동기획했다.
아마 고전콘서트가 더 이어지고, 2권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대학교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의라서 새삼 의미가 있다.
공부 열심히 하는 청소년들에게 공부가 무엇인지, 왜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보다 더 잘 설명하긴 어렵다.
공부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공부에 관심 갖는 사람이라면 ‘책에 등장하는 고전’과 ‘고전을 공부하는 방법’을 접할 수 있는 이 책을 읽어보시길.
덤. 일곱 강의 중에 동양이 둘, 서양이 다섯이다. 다음 번엔 동양이 좀 더 소개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