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마음, 안녕하십니까?
김명숙 지음 / 더드림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출판사와 저자가 생소하지만, 그래도 알차고 소중한 책들이 종종 있다. 바로 이 책이 그러하다. ‘더드림’과 ‘김명숙’ 둘 다 낯선 이름이다. 하지만 내용과 편집은 어느 유명한 출판사-저자에 뒤지지 않는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며 관심이 갔다. ‘감정이냐 감정적이냐’, ‘사실인가 판단인가’, ‘내 이야기를 하자’, ‘진짜 나로 살아가기’, ‘나는 있는 그대로 소중한 사람입니다’ 등 내가 평소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연이어 나왔다.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서 바쁜 와중에서도 욕심 내어 읽어보게 됐다.

 

책에는 참고문헌이나 각주가 적혀 있진 않다. 하지만 읽어보면 여러 상담학 이론들이 자연스레 녹아있는 걸 느끼게 된다. 이론을 머리와 논리로 연구하는 사람이 있고, 실제 상황을 부둥켜 안으며 온몸으로 부딪치며 삶을 새롭게 하는 사람이 있다. 이 책은 후자의 경우다.

 

저자가 유명하진 않지만, 교수가 아니지만, 그렇기에 쓸 수 있는 글이다. 저자의 구체적인 일상과 경험 속에서 한마디 한마디 울려온다. 결코 창백한 이론 나열에 머물지 않는다. 승무원으로서의 경험, 엄마로서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풀어가는 이야기에 쉽게 공감된다. 실제 상황에서 활용되는 지식이 많은 책이다.

 

자녀나 배우자와 갈등 있고, 부모님과 동료들 사이에서 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것, 이게 우리 삶이다. 평범한 듯 보이는 일상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것, 이게 혁명이다. 삶의 소소한 변화와 도전을 무시한다면 결코 삶은 달라질 수 없다. 이 책을 읽고 갑작스런 변화가 생기진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듯 우리에게 충분히 젖어든다면 분명 보다 자기 자신을 잘 분별하고, 풍요로운 관계를 맺어가게 될 것이다.

 

한편 마지막으로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보고자 한다. 상담과 자기 이해가 중요하지만, 여기서 그치면 안 된다. 사회-역사적인 차원에서도 상황과 사람을 조망할 줄 알아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세월호 사건’과 ‘문창극 논란’이다.

 

먼저 ‘세월호 사건’은 단순히 희생자와 유족의 아픔만을 돌볼 수 없다. 사회전반에 흐르는 불의와 기만을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말 바꾸는 교신 내용, 책임지지 않으려는 국가 등을 함께 바라보아야 할 일이다. 상처에 대한 치유가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문창극 논란’은 역사 인식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우리나라 근현대사는 눈물과 신음으로 점철되어 왔다. 일제 식민 경험과 전쟁으로 인한 동족 상잔의 아픔. 이를 잘 알지 못하면 우리가 왜 이런 심리와 문화를 갖게 되었는지 알기 어렵다.

 

이 책은 내게 상담이 실질적으로 활용되는 탁월한 책이기에, 이에 대해 충분한 만족이 되었기에, 책의 범위를 벗어난 부분-상담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모쪼록 이 책이 자기 성찰을 하려는 이들, 보다 조화로운 관계를 맺어가고픈 사람들에게 전해져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덤. 책 안에는 5명의 추천사가 있다. 책 안 읽어보고, 혹은 대충 읽어보고 말만 번지르르하게 추천해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데 이 책 추천사들은 그렇지 않다. 정말 읽어보고 평가해주는 느낌이었다.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책이다. 저자의 메일 주소가 나와 있는데 연락해서 만나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