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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철학자들 - 소크라테스 이전의 자연철학
이봉호 지음 / 파라아카데미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 1.
‘그리스 철학을 알면 서양철학의 절반을 아는 것이다’는 말,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을 거다.
역으로 그리스 철학을 잘 모르면, 근현대 철학도 이해하기 어렵다.
뿌리 혹은 원형을 모르는 꼴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인해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에 대해서 늘 관심이 있다.
사실 위에 말한 그리스 철학에는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가 주인공이겠지만,
그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 소크라테스, 또 그 위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 2.
이러한 고대 철학에 대해,
누가 정리한 것인지도 책 고를 때 중요한 점이다.
이 책 저자 이름은 낯설었다.
예전에 펴낸 책을 보니, 마침 우리 집에 있는 책이 있었다.
<문명이 낳은 철학, 철학이 바꾼 역사1>이라는 좋은 책인데,
공저자로 참여했기에 딱히 주목이 안 됐었다.
책날개를 살펴보며 더 의아했다.
동양철학 전공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집필한 부분은 ‘노장철학’이다)
하지만 이게 뭔 대수냐.
이정우는, 이진경은 동양철학에 대해 말 안 하던가?
도올도 동서양을 넘나들지 않던가!
어쩌면 자기 그릇에만 갇혀 있는 사람이 아니라,
철학을 통전적으로 하려는 분이 아닌가 싶었다.
머리말을 보니 대강 그런 느낌이 전해진다.
철학을 공부하고,
또 서양철학 특히 소크라테스를 함께 나누는데,
그러다보니 자꾸 ‘그 이전’ 사람들이 호출되는 거다.
아예 강의했던 걸 바탕으로 만든 게 바로 이 책이다.
# 3. 책은 쉽고 평이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어쩌면 서양철학의 서론, 고대철학에서도 시작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딱딱하지 않고, 읽기에 괜찮다.
이 정도도 못 읽겠다고 하면, 철학 공부할 생각을 말아야 할 정도로.. (농담 ^^)
이 책을 다 읽고, 이어질 공부(소크라테스의 변명)에 대해서도
적절한 책을 소개해준다.
그렇게 서양 고대 철학의 서론을 익힐 수 있겠다.
한편 저자에게 바라는 건 동양 최초의 철학자들도 좀 다뤄주면 좋겠다.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 위에도 여럿 있었던 것처럼
노장, 공자, 법가, 묵자 등 이전의 사상가들에 대해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사람들이 인용하는 그 어렴풋한 시대의 해설을 듣고 싶다.
(괜찮은 책이 있는데 내가 못 찾은 것일 수도 있다.
좌우지간 동양 사유의 근원이 되는 맥락도 살피는 책이 좀 더 나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