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주하입니다 - 내가 뉴스를, 뉴스가 나를 말하다
김주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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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을 향한 열정, 그것이 그녀의 매력이다. 
 
<안녕하세요 김주하입니다.> 이 책은 앵커가 아닌 사회부기자로서 취재를 하면서 겪은 다양한 일들에 관해 담담하게 적어 놓은 책이다. 앵커로서의 모습에만 익숙해져 있었는데, 기자로서의 모습을 들여다 보니 오히려 이 모습이 더욱 인간적인 것 같아서 좋아 보인다. 처음 기자로서의 모습을 본 것은 몇년전 뉴스에서 앵커로 진행하는 가운데, 기자로서 취재한 내용을 리포트할 때 였던 것 같다. 그때는 솔직히 앵커이면서 직접 취재도 하는 기자인 것이 좀 이상하게 보였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두 모습이 동시에 나온 것 자체가 특이해서 그렇게 생각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앵커이지만, 사회부기자로서도 매순간 최선을 다 한 것을 알 수 있기에 그 모습들 모두가 김주하씨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두가지의 역할이 적절하게 잘 어울려 서로의 역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에는 취재중에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적혀있다. 공항에서 택시를 이용할 때, 바가지 요금의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남편의 공휴일까지 이용하는 모습, 게다가 보너스로 고마운 남편에게 집에 혼자 들어가 자장면을 시켜 먹으라고 하는 모습에서 솔직히 열정적으로 일을 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기는 했지만, 조금은 남편분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그리고 북한으로 가서 취재를 하고 오라는 연락을받았을 때 서울의 더위에 지친 나머지, '북쪽을 여기보다 좀 시원할까?'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는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기자이기 이전에 같은 인간인 것 같아서 공감이 가기도 하고,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슬픈 기사들이 나가는 동안 감정을 조절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다른 곳을 보고 있거나 같이 방송중인 앵커와 이야기를 하며 그 시간들을 견뎠다는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그러한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좀 더 올바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뉴스를 진행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온 국민이 열광했던 한,일월드컵 기간동안 모든 시청자들과 공감하면서 뉴스를 진행할 수 있었던 일들, 다양한 야외 세트에서 촬영을 하면서 고생했던 이야기들, 미리 멘트를 적어야 하는 입장이어서 경기에 상관없이 승리, 패배, 그리고 무승부에 관한 멘트까지 적어야 하는 어려움과 생방송으로 인한 시간과의 싸움들이 자세하게 적혀있었다. 게다가 아테네 올림픽에서 아테네의 여신의 모습으로 방송한 것에서 부터, 아테네에서 만난 순수한 청년의 이야기까지 그녀의 기자로서의 모습과 인간 김주하로서의 모습이 모두 담겨있다.
그리고 이 책에는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담겨있다. 고등학교 신문부 활동에서 아나운서를 꿈꾸기 까지, 그리고 입사시험을 준비하고, 시험을 받을 때까지의 긴장된 순간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 또한 무서운 손석희 아나운서와 함께 아침뉴스를 진행하면서 호되게 꾸지람을 들은 이야기, "싹수가 보이니까 매정하게 구는 거다."라는 한마디에 모든 서운함이 풀려버린 그녀, 그리고 손석희 아나운서의 가르침으로 인해 뉴스를 진행하는 법을 배우고, 아직까지도 그의 방송을 볼때마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잘할 수 있는 거지?"라며 짜증 섞인 푸념을 늘어놓는 이야기 등을 통해서 김주하씨가 조금은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취재시의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항상 올바를 시선으로 세상을 보기 원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항상 올바른 보도를 위해 위험한 취재라도 마다하지 않았고, 주어진 여건에서 불평하기 보다는 그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 여자라서 그렇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 도움 없이 혼자 서려고 노력하였으며, 항상 자신의 몫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 앵커로서 기자로서 매 순간 치열하게 살았고, 취재에 임할때 항상 진실하고자 노력했고,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들을 접할 경우는 자신이 방송을 함으로 인해 그들의 삶이 조금은 편해지기를 바라기도 했다. 그리고 감동적인 사례들을 방송함으로서 따뜻한 뉴스를 하고자 노력했고, 시청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시청자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 책에서는 주로 사회부기자로서의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직접 기사거리를 얻기 위해 초조해 해가며 경찰서를 돌아다니는 어려움, 취재의 어려움과 위기의 상황들, 그리고 취재를 하면서 발견하게 되는 또다른 안타까운 상황들.. 이러한 에피소드를 통해 늘 뉴스에서만 보아오던 김주하앵커가 아닌, 사람냄새를 찾아다니는 김주하기자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재밌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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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입이 열리는 생쇼 잉글리시 - 미국 드라마 표현 100
박주영.도미닉 핸론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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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쇼 잉글리시는 미국 드라마 표현을 이용해 쉽게 영어로 말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다.간단한 문장이지만 영어로는 생각이 나지 않아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의 경우에는 그럴 때 필요한 표현들이 간단하고 재미있게 나와있어 도움이 된다. 그리고 너무 길지 않은 문장이어서 외우기에도 좋고, 자주 사용할 수 있는 문장들이 많아서 실생활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 여행 등을 가보면 간단한 문장도 생각이 잘 안나서 고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의 표현들을 잘 익힌다면 그럴 경우에도 적절한 문장으로 원하는 내용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한 챕터가 리허설, 쇼케이스, 플레이쇼, 생쇼로 나누어져 있다. 리허설의 경우는 각 챕터에서 배울 표현들을 미리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쇼케이스의 경우는 리허설에서 간단하게 만나 본 표현들을 다양하게 사용하여 그 표현을 익숙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플레이쇼의 경우는 앞에서 연습했던 모든 표현들을 특정한 상황에 적용시켜 대화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끝으로 생쇼는 재미있는 ucc를 보면서 마지막으로 공부했던 표현들을 정리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특히 마지막 생쇼의 경우 너무 재미있어 공부를 중간에서 그만 둘 수 없게 만든다.

이 책은 100개의 표현으로 실생활에서 표현하고 싶은 말들을 영어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00문장이 적은 것 같지만,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현들이 많아서 실제로 영어로 말을 할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문장들이 너무 길지 않아서 외우기에도 적당하고,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아서 끝까지 공부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ucc를 사용해서 표현정리도 할 수 있어서 지루해질 틈이 없다. 교과서같이 딱딱한 표현이 아니라서 익혀두면 실생활에서 혹을 여행지에서 영어로 말을 할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아쉬운점이 있다면, 요즘은 영어 인터뷰가 많은데 그러한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정중한 표현들도 조금 포함되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이러한 부분들까지 포함되어 있었다면, 좀 더 다양한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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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진실 - 갤브레이스에게 듣는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지음, 이해준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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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경제학을 배우면서 시장경제체제는 위험을 최소화한 안정적이면서 효과적인 체제라고 배워왔다. 보이지 않는 손의 움직임에 의해 시장 내부에서 발생한 문제들은 저절로 해결되며, 그렇지 못한 부분들,즉 분배나 균형에 관한 문제의 경우 정부의 간섭에 의해 해결되어 진다고 알고 있었다. 또한 현대에는 시장경제체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사회주의적인 요소까지 포함시켜 경제 환경이 더욱 진보되어 가고 있다고 알고 있었다.
또한 소비자의 권익이 향상되어 제품의 기획 및 생산에도 고객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으며,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기에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리콜'이라는 제도를 이용하여 소비자의 불만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믿어왔다. 뿐만아니라 기업의 이미지를 위해 기부활동 및 사회참여에도 열정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환경문제나 분배 문제, 그리고 노동자들의 근로 여건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내가 믿고, 보아왔던 것들이 사실은 사기었다고 말하고 있다. 우선, 소비자 주권이라는 명칭이 의미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소비자의 수요와 욕구가 기업의 생산을 결정하기에, 소비자의 구매력이 소비자 주권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최종적인 권력이 주어져 있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이러한 구매행위가 대부분 광고나 마케팅 및 판촉 활동 등으로 인해 스스로 선택해서 구매하기 보다는 주어진 정보에 따라 구매하는 경향이 커져 소비자 주권이라는 말의 힘이 사실상 크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기업의 경우는 주주 및 이사회의 의견을 수렴하여 기업을 경영한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그 실상은 허울뿐인 주주회의이자, 경영자의 의견에 무조건적으로 동조하는 이사회여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감시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행해지고 있는 회계감사의 경우도 분식회계 등의 방법으로 조작되는 등 감시자의 역할이 미비하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기업이 정부의 정책결정에 깊은 관여를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방위산업의 경우 무기제조 및 이와 관련된 기업들이 선거기간동안 적극적인 로비 및 지원금의 제공 등을 통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이를 이용해 정부의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기업가 뿐 아니라 그들을 지지해준 정치가들 또한 부를 축적해나가고 있다.  따라서 책의 저자는 기업의 권력을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하는 사회에는 미래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뿐만아니라,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무의미한 행동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미국의 물가변동으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를 최소화 하기 위해 설립되었지만, 사실상 금리 인하 및 인상등의 방법은 경제학적으로는 적합한 방법일지는 모르나, 현실세계에서는 그 효과가 거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기업의 경우 사실상 투자를 할때 금리보다는 판매 가능성을 먼저 생각해 보기 때문이며, 민간의 소비의 경우에도 금리로 인한 효과는 미비하여 사실상 효과가 거의 없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대한 신뢰로 인해 효과가 있는 듯 믿고 있을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경제 예측 전망의 경우도, 다양한 불확실한 요소가 존재하는 경제 전망을 예측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그들이 내어놓는 많은 의견들이 사실은 자신들의 재산에 유리한 예측들이며 이를 선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까지 경제적인 부분들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주로 기업의 경영이나 자원의 효과적인 분배로 인한 비용의 최소화와 이익의 최대화에만 관심을 가져왔다. 즉, 가지고 있는 파이의 크기를 크게하는 것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어, 그것을 적절하게 분배하는 부분에서는 소홀히 해왔다. 또한 적정한 성장을 가지고 온다면 적정한 부정부패 및 정경유착의 경우에도 일정부분은 눈감아 준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사회에는 미래가 없다. 소비자의 주권이 기업의 자본에 의해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요즘들어 소비자들의 의식도 변하고 있으며, 기업들을 감시하고자 하는 단체를 또한 많이 생기고 있다. 또한 주주회의 및 이사회의 경우도 형식적인 역할에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경영자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정경유착 및 분식회계등의 부정부패를 감시하기 위한 공공기관 및 민간단체들이 많이 생겨서 이들을 감시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법적인 능력도 점점 부여되고 있기에, 조금씩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는 경영자도 이를 바라보고 있는 대중들도 의식이 변하고 있다. 경제를 경제문제로만 보기 보다는 사회 문제 및 환경 문제와 연관해 생각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행보에 관심을 갖고 감시를 하고 있다. 또한 경영자들이 경우도 기업을 경영하는 생각이 많이 변하여 단기간의 이익에만 관심을 갖기 보다는 장기간의 이익과 기업의 이미지 등을 고려하여 환경문제나 사회문제(분배)의 경우에도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본다.
물론 책에서 언급한 부분들 또한 사실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노력하고 있으며, 그러한 변화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믿고 있다. 책에서 언급된 부정적인 부분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지만, 그래도 미래는 어둡지만은 않다고 본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내 지식이 부족하여 경제의 진실을 모두 파악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세상을 보는 또다른 관점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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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치로리
오키 토오루 지음, 김원균 옮김 / 책공장더불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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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동물을 길러본 경험이 없다. 그들을 따뜻하게 안아본 경험도 없고, 그들을 쓰다듬어 준 기억도 없다. 어렸을 적에 친구 집에서 큰 개한테 물린 이후로는, 개를 무서워해서 크기에 상관없이 개만 보이면 길을 돌아서 갈 정도였으니 만질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무서워하는 맘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내가 성장했기에 그들을 이길 수 있다는 생각도 물론 조금은 영향을 미쳤지만, 무엇보다 그들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보기만 해도 피했던 길거리 개들의 모습이 요즘들어서는 불쌍해보이기도 하고, 이유없이 미안해져서 이제는 다가가서 만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고마워, 치로리>, 이 책은 유기견에서 치료견으로 성장한 개에 대한 이야기이다. 처음 치로리가 발견된 곳은 쓰레기장이었다. 그것을 발견한 어린아이들이 너무 안쓰러워 폐가에서 기르기 시작한것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치로리와 다섯마리의 새끼들.
하지만 그 동네는 원래 동물을 기를 수 없게 되어있었기에, 아이들은 고민하게 된다. 그때 이 책을 쓴 저자가 우연히 그 근처를 지나가게 되고,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은 분명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하여 아이들은 비밀을 털어 놓게 된다. 그렇게 저자와 치로리의 인연이 시작된다. 하지만 저자 또한 모든 강아지들을 기를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광고을 통해 작은 새끼들을 좋은 집으로 입양보내게 된다. 그 때마다 치로리가 슬퍼하며 사라지는 새끼들을 따라 달려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솔직히 너무 안쓰러웠다. 인간에 의해 버림받고, 또 다시 새끼와도 헤어지며, 이러한 상황에 체념할 수 밖에 없는 치로리의 모습이 많이 슬퍼보였다. (물론, 강아지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길 바라는 맘에서 한 행동이지만, 치로리의 입장에서는 맘이 많이 아팠을 것이다.)

그렇게 강아지들을 모두 좋은 가정에 입양보내고, 남은 개는 치로리 뿐이었다. 대략 1개월 정도를 그렇게 챙겨주다 보니 정도 많이 들었고, 마땅히 보낼 만할 곳도 찾기 힘들어 저자는 자기가 운영하는 훈련소에 치로리를 데리고 들어간다. 그곳은 대형견인 시베리안 허스키들을 훈련하는 곳으로 치로리 같은 잡종견에게는 솔직히 어울리는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었던 치로리는 그곳에서도 잘 적응을 하게 되고, 오히려 대형견들 사이에서 그들을 이끄는 여장부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암에 걸린 시베리안 허스키를 돌보는 치로리의 모습을 통해 -속도를 맞추어 함께 걷거나, 눈을 맞추고 위로를 해주는 모습 등- 저자는 치로리의 치료견으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고, 훈련을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훈련을 시작한지 5개월만에 치로리는 유기견에서 치료견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치로리는 치료견으로서도 많은 일들을 하게 된다. 외로움과 고독에 갇혀 있던 어린아이에게 웃음을 되찾아 주었고, 삶의 희망을 잃은 노인들에게 삶의 기쁨을 알려주었으며, 그들의 삶의 의욕을 되돌려 주었다. 뿐만아니라, 닫혀 있던 노인들의 마음을 열어주어 삶의 의지를 되찾게 해주었고, 말을 하거나 혹은 간단하게 움직이고자 하는 의지를 되살려 주었다. 그리고 초등 학교에서는 치료견 활동 시범을 보여줌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동물을 소중히 여기고 아끼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등 치료견으로서 여러 역할들을 잘 해내어 주었다. 

<고마워, 치로리>를 읽으면서 반려동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지만, 그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면 그들이 좀 아프거나 혹은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버리거나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기르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해서 어떤한 여건에서도 그들을 돌볼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려동물은 말은 통하지 않지만, 눈으로 마음으로 많은 것을 공유해온 동반자이다. 단순히 지금 좀 힘들다고 해서 그들을 쉽게 버리거나 학대하는 것은 그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신뢰와 믿음을 배반하는 행위가 아닐까?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치료견이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 해보게 되었다. 실제로 치료견의 모습을 본 적이 없어, 몇몇 기사를 통해서 살펴본 그들의 역할에 솔직히 회의적이기도 했었다. 단지,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친구의 역할에 불과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노인들과 어린이들에게 삶의 의지과 활력을 되찾아주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치료견의 효과 및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단절된 관계로 인한 고독과 외로움이 만연한 현대인들에게, 그리고 큰 사건을 겪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린 환자들에게도 치료견을 통한 치료가 효과가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책에는 치로리의 여러 모습들이 사진으로 남아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사진은 치로리가 웃는 모습이다. 솔직히 개가 웃는 것을 처음 보았기에 놀랍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사진을 보고 있으면 위안이 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그 사진을 보고있으니, 치로리의 치료견으로서의 진가를 조금은 알 수있을 것 같이도 했다.

"개는 과거의 기억 때문에 현재를 힘들게 사는 인간처럼 어리석지 않다. 그저 현재를 열심히 살 뿐이다. 그래서 개의 그런 너그러움과 순수함 앞에 나는 항상 겸허해지고 치로리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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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놈의 나라 압수르디스탄
게리 슈테인가르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민음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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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보면서, 평범한 책을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망할 놈의 나라 압수르디스탄. 망할 놈이라는 말도, 압수르디스탄('불합리한, 터무니없는'을 뜻하는 단어 absurd와 중앙아시아국가의 국명에서 흔히 보이는 '땅'을 뜻하는 말  -stan의 합성어입니다.)이라는 말도 평범함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였다. 솔직히 프롤로그의 첫 문장인 "이것은 사랑에 관한 책이다." 라는 문장을 보고 '혹시나'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역시나'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러시아에서 1238번째 가는 부자인 보리스 바인베르크의 아들인 미샤가 세상을 알아가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에서 자란 미샤는 어느날 아버지로부터 미국의 '어쩌다보니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그곳에서 18세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할례를 받으라는 말을 듣게 된다. 물론 불안했지만, 147킬로그램의 거구가 된 후에 잃어버린 아버지의 사랑을 되찾고 싶어 미국으로 떠나게 되고, 할례 또한 받게 된다. 그렇게 점점 미국의 생활에 적응하게 되면서, 무사히 대학생활도 끝마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가 오클라호마에서 온 미국인을 살해함으로 인해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게 되고,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비자를 더 이상 발급받을 수 없게 된다. 

자포자기한 상태로, 러시아인을 꿈꾸는 대학친구 알로샤밥과 함께 그럭저럭 귀족적이고 나태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러던 중 그의 아버지가 지뢰로 인한 사고로 돌아가시게 된다. 아버지의 죽음과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으로 인한 상실감속에서 표류하다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어떤 방법을 이용해서라도 러시아를 벗어나려 시도하게 된다. 그때 그가 알고 지내던 한 형사의 조언(?)으로 압수르디스탄이라는 나라에서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벨기에인으로 국적을 바꾸는 일을 벌이게 된다.

하지만 그가 압수르디스탄이라는 곳에 간 것 자체가 재앙의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았다. 계약에 따라 벨기에에 망명한 것으로 처리되어 여권도 발급받을 수 있게 되었고, 이로 인해 러시아에서도 벗어날 수 있으며 사랑하는 사람도 되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가 여권을 받고 돌아오던 날 압수르디스탄의 대통령(스바니 족)이 탄 비행기가 세보 족에의해 격추당하게 되고, 내전이 발발하면서 외부로의 탈출이 불가능해졌다. 이 과정에서 미샤는 그를 도와주던 세보 족 친구를 잃게 되고, 세보 족의 통솔자인 나나브라고프의 권유로 다문화부 장관이라는 직함을 얻으면서 내전에 개입하게 된다. 이 때만 해도 그는 이러한 내전이 스바니 족의 압제에서 벗어나고, 석유자원과 관련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라 여겨, 이를 위해 노력하리라 생각한다. 또한 '어쩌다보니 대학'의 좌우명인 "한 사람의 힘만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그렇다."를 생각하면서 유연한 자신을 바꿔가며 다른 누군가의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진정한 진실을 몰랐다. 진실과 마주하는 순간, 그는 압수르디스탄을 떠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그때 자신의 아버지의 말을 떠올리게 된다.
"이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거짓말도 하고. 속임수도 쓰고, 도둑질도 해야한다. 네가 그것이 현실임을 깨달을 때 까지, '어쩌다보니 대학'에서 배운 것을 전부 잊어버릴 때까지는, 내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해야겠구나."
결국 그는 자신은 세상을 바꿀 수 없으며, 자기 자신은 더더욱 고칠 수 없다고 결론내려 버리고, 예전의 자신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조금은 씁쓸한 결말이다. 표면상에 들어난 것들과는 전혀 다르게 서로의 이익을 위해 내전까지 조장하는 모습, 내전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는 무신경한 모습들, 그리고 자신의 노력이 거짓으로 이루어진 세계 속에서의 발버둥일 뿐이라는 현실에서 좌절하는 미샤.
그래도 한사람의 힘만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여전히 믿고 있다. 변화는 언제나 미미한 시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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