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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 거짓말 - 과잉 진료 치과 의사가 절대 말하지 않는 영업의 기술
강창용 지음 / 소라주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가 아파 치과에 방문한다. 입 안을 들여다 보던 치과의사는 “간단하게 신경 치료 할게요” 라며 확인을 구한다. 나는 “신경 치료”가 무언지 모르지만, “간단히”는 알아들어서 “네”라고 대답했다. 불행히도 신경 치료는 아픈 부위에 소독약 바르는 간단한 치료라는 뜻이 결코 아니다.
신경 치료는 해당 치아의 신경을 모두 제거해 원상 복구가 불가능하다. 신경 치료를 받았다 해도 영구적으로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치료 받은 치아의 수명은 무척 짧아진다. 비용은 60만 원 정도 든다. 이런 설명을 들었더라면 신경 치료를 받았을까? 그냥 조금 아픈 수준이고, 식사하는데 무리는 없으니 좀 더 버텨보았을거다.
가급적 본인의 치아를 쓰는게 좋다. 하지만 잇몸이 버티질 못해서 뽑아야 할 치아, 기껏해야 2년 정도 밖에 못 쓸 치아에 신경 치료를 하고 크라운을 씌우고 70만원을 받아 내는 것도 문제다. 이런 치아는 2년 후 뼈 이식 수술도 해야 하고, 임플란트 비용도 받아 낼 수 있다. 2000년 전후에는 임플란트가 200~300만원 했기에 치과에서는 살릴 치아도 일단 뽑는게 문제였지만, 요즘처럼 임플란트가 100만원 이하로 떨어지자 바뀐 영업 노하우다.
방사선 사진을 보여주며 “까만 곳 여기 어두운 곳 보이시죠? 여기가 충치입니다”10여 곳의 까만 점을 친절하게 보여주며 바로 치료 하자고 하는 치과도 있다. “초기에 1만원 들어갈 거 3개월 후에는 100만원 들어갈 수 있습니다”라는 치과는 위험하다.
일단 지켜보고 6개월 후에 다시 오라고하는 치과가 올바른 치과다. 왜냐하면 초기 충치는 진행이 멈출 수 있고, 초기 충치가 심한 충치가 되기까지는 4~8년이 걸린다. 치과의 충치 치료는 멀쩡한 치아를 1㎜이상 갉아내야 한다. 멀쩡한 치아에 손상을 주고, 충치를 파낸 자리에 쓰인 보철물의 수명은 평균 8년 정도다.
이렇게 과잉 진료가 늘어나는 이유는 치과가 너무 많아서다. 너무 많아진 치과 중 상술이 뛰어난 치과가 살아남을까, 의술이 뛰어난 치과가 살아남을까? 비전문가인 우리가 상술과 의술의 차이를 알 수 있을까?
이 책에서 나오는 좋은 치과의 특징은
첫째,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고, 지금 당장 치료하자며 “서두르는 치료”를 하지 않는다. 정기 검진을 통해 “지켜보는 치료”를 한다.
둘째, 하루에 20~30명 정도의 환자만 본다.
셋째, 치과 의사 1명에 직원 수가 6명 이상인 병원은 상식적이지 않다.
넷째, 양치 교육을 강조한다. 양치질은 불소 1000ppm 이상 치약으로 3분 이내 약한 힘으로 양치하면 적당하다.
다섯째, 치아의 수명을 고려하는 치료를 한다.
여섯째, 해당 치료의 장단점을 설명한다. 부작용에 대해 환자에게 충분히 인지시킨다.
혼자 잘난 체 한다는 동료 치과 의사들의 비아냥과 따돌림 속에서 지난 7년 동안 유튜브에서 힘겨운 싸움을 해 온 저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