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도 모르는 진짜 치과 이야기 - 충치에서 임플란트까지
김동오 지음 / 에디터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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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대 중반 무렵 집 옆에 있던 치과에 갔다. 독성 섞인 수은이라는 물질인 아말감이 오래되었으니 모두 금니로 바꿔야 하고, 추가로 충치가 더 있으니 치료를 위해서 300만원을 요구했다. 워낙 비싼 금액에 깜짝 놀라, 인테리어가 허름한 다른 치과를 가자 “이 정도 충치는 성인이면 다 있어요. 1년에 한 번 쯤 치과에서 검진하세요.”라며 집에 가라 했다.

 

 

그 후로 매년 방문하는 치과는 바뀌었지만, 치과를 고르는 기준은 인테리어가 허름한 치과였다. 그리고 20여년이 흘렀지만 아말감은 멀쩡하고, 기존의 충치는 위험해지지 않았다. 그리고 난 20여년 전 금니 치료를 요구한 치과의사는 양심이 없는 치과의사 생각해왔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난 금니 치료 치과의사를 용서하게 되었다.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치대를 다녀야 한다. 치대에서는 치의학의 기본 지식과 개별 치료법을 배우지만, 인체나 구강에 대한 종합적인 시각은 배우지 않는다. 즉, 치료를 하지 않고 기다리면서 관찰하는 태도를 다루기보다 치아와 얼굴의 상태를 고치는 방법만 배우기에도 빠듯하다. 이런 교육을 열심히 받다보면 치과의사는 환자의 치아에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된다. 따라서 어떤 치과 의사가 보기에는 과잉 진료지만, 다른 치과의사에게는 교과서를 따르는 정상적인 치료다. 대부분의 치과 의사들이 꼼꼼하게 치료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에 많은 치료를 권하고, 많은 치료를 할수록 의료 수가도 올라가 치과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우리 집이 부자라서 20대 중반에 금니 치료를 받았다면 나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5년 내에 30%의 확률로 2차 충치가 생겼을 것이다. 2차 충치 치료를 위해 비싼 돈 주고 때웠던 금을 제거하고, 더불어 나의 자연 치아도 더 많이 삭제되었을 것이다. 약해진 나의 자연 치아는 결국 버티지 못해 결국 40대에는 임플란트를 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신경 치료와 달리 금니는 치과 의사마다 실력차이가 적게 나타나는 분야다.(즉, 치료가 간편하다) 금이라는 물질이 인체에 해가 거의 없고, 연성이 좋아서 알아서 치아에 잘 붙는데, 튼튼하기까지 하고, 게다가 비싸다(!). 치과의사들이 많이 추천하는 이유다. 헌데 튼튼하게 문제였다. 나무에 박힌 도끼를 떠올리면 되는데, 금니는 튼튼해서 딱딱한 음식을 깨물어도 깨지지 않고 잘 버티고, 오히려 멀쩡한 자연 치아 부분이 금이 가거나 깨진다. 때문에 최근에는 치아 보호 측면에서 차라리 부러질 가능성이 높은 레진이나 세라믹을 추천한다.

 

금니를 비롯해 다른 치과 진료의 문제점이 발생하는 건 수 년이 지난 후다. 수 년 후 부작용에 대해 문의하려고 치과를 방문하면 이미 그 치과는 없어졌다. 설사 치과가 남아있다고 해도, 치과의사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크다. 다른 치과에 가서 부작용을 치료하려 해도, 내가 무슨 치료를 받았는지 기억을 못해 설명을 못한다. 따라서 내가 무슨 치료를 받는지에 어느 정도 숙지해야한다. 그리고, 치과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후 믿음을 갖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우리가 그러하듯, 우리 동네 치과의사도 지식이 문제지, 양심은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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