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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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안간 그(윈스턴)는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등줄기에 땀이 흘렀다. 그는 자신이 크게 외치는 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줄리아! 줄리아! 줄리아! 줄리아!"
그는 한동안 그녀를 실제로 본 것 같은 환상에 빠져 있었다. 그녀는 그와 함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의 내부에 있는 것 같았다. 마치 그녀가 그의 살갗을 뚫고 몸속으로 들어온 듯했다. 순간 그는 둘이서 자유롭게 지내던 때보다 훨씬 더 큰 그녀에 대한 사랑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그녀가 어딘가에서 살아 있어 자신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윈스턴은 다시 침대에 누운 채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애썼다. 그는 대체 무엇을 했단 말인가? 한순간의 나약함으로 이 굴종의 생활이 얼마나 더 연장될 것인가?-392쪽

그(윈스턴)는 열에 들떠서 마구 외쳐댔다.
"줄리아한테 하세요! 줄리아한테! 제게 하지 말고 줄리아한테 하세요! 그 여자한테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어요. 얼굴을 갈기갈기 찢어도, 살갗을 벗겨 뼈를 발라내도 말예요. 저는 안 돼요! 줄리아한테 하세요! 저는 안됩니다."-401쪽

"저는(줄리아) 당신을(윈스턴) 배반했어요."
그녀가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당신을 배반했어."
그가 말했다.
그녀는 다시 혐오의 눈빛으로 그를 흘끗 쳐다보았다.-409쪽

싸움은 끝났다. 그(윈스턴)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4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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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열린책들 세계문학 17
조지 오웰 지음, 박경서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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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그(윈스턴)는 공포감에 놀라 벌떡 일어섰다. 등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는 크게 소리치는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줄리아! 줄리아! 줄리아! 내 사랑 줄리아!"
잠시 동안 그는 그녀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녀는 자신과 함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몸 안에 있는 것 같았다. 그녀가 자신의 피부 조직 안에 스며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 순간 그는 그들이 자유롭게 같이 있었을 때보다 훨씬 더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또한 그녀가 어딘가에서 아직 살아남아 자신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침대에 드러누워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애를 썼다. 우엇을 했단 말인가? 한순간의 나약함으로 인해 이 굴종의 생활이 얼마나 더 연장될 것인가?-256쪽

그리고 그(윈스턴)는 미친 듯이 계속 외쳤다.
"이것을 줄리아에게 하시오! 줄리아에게 말이오! 내게 하지 말고 줄리아에게! 당신들이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한들 난 괜찮소. 그녀의 얼굴을 찢고, 뼈가 드러나도록 살갗을 벗겨도 괜찮소. 난 안 돼요! 줄리아에게! 난 안 된단 말요!"-262쪽

"전(줄리아) 당신을(윈스턴) 배신했어요." 그녀가 직설적으로 말했다.
"나도 당신을 배신했소." 그가 말했다.
그녀는 그에게 다시 증오에 가득 찬 눈빛을 던졌다.-267쪽

투쟁은 끝이 났다. 그(윈스턴)는 자신과의 투쟁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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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의 독수리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6
윌리스 브림 지음, 유향란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4월
품절


"나(막시무스)도 두려다네. 하도 겁이 나 더이상 토할 수도 없을 만큼."
그(아르토리우스)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마치 내가 자기를 비웃기라도 한다는 듯.
"하지만 장군님은 군인이시지 않습니까?"
"그야 그렇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려움이 사라진 건 아니라네.우리 모두 다 그렇다네. 기다리는 것이 먼저지. 전선이 구축되고 진격 명령이 떨어지면 차라리 괜찮아.자신의 땀냄새도 이웃한 아군의 땀냄새도 다 맡을 수 있다네. 그러면 자네는 아, 이들이 여기 있어 내 좌우를 지켜주는구나 하는 생각에 젖어들게 되지.바짝바짝 타들어가는 입술로 가벼운 농담을 던져 기분을 복돋울 것 같으면 옆에서도 맞장구를 쳐주지.그러면 눈앞의 전투를 전에 실시했던 모든 훈련이나 연습과 마찬가지로 무슨 놀이인 양 생각하게 된다네.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란 고작 군단장에게 야단을 맞거나 열 받은 백인대장이 특별 노역을 시키는 일 정도라고 생각하게 되지.그러는 가운데 진격 나팔이 울리고 전선이 앞으로 이동한다네.-502쪽

그러다가 거친 땅이나 덤불숲을 피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흩어져서 아군 병사가 더이상 가까이에 남아 있지 않게 되지.적이 창을 집어던지고 아군이 비명을 지르며 넘어져가는 꼴을 목격하게 된다네. 그런데도 정작 내가 맞으리라는 걱정은 안 하게 되거든. 참으로 웃기는 노릇이지. 마친 자신은 불사신이라도 되는 듯한 환상에 빠지게 되는 거라네.부상을 당하거나 죽는 사람은 늘 다른 사람이지 절대로 나는 아닐 거라는 군인들의 환상 말일세.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날수록 - 설령 죽은 자가 자기 친구일지라도 - 그런 환상은 점점 더 강해진다네. 그리고 사실상 그런 환상이 없다면 절대로 전진할 수 없는 법이지."-503쪽

문득 말을 멈추고 보니 그의 얼굴에서 잠시나마 두려운 기색이 사라져 있었다. 내가 하는 말에 푹 빠져 있었던 것이다.내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기다리고 있는 적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갈수록 지독한 고립감이 엄습해온다네. 왼쪽으로 오 야드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아군 병사가 오천 야드 밖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 그런 고독감은 점점 강해져서 마침내 우리 부대 전체에서 나 혼자만 전진하고 있다고 확신하게 되는 지경까지 이른다네. 그러면 불현듯 두려워지면서 돌아서서 도망쳐나오고 싶어지지. 그 순간 우리를 계속 전진하게 하는 것은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기묘한 자존심뿐이라네. 그러다가 적병이 창이나 칼로 공격해오면 그 순간부터는 그 동안 받았던 훈련과 연습이 그 자리를 대신하지. 이제 두려움이나 고독감 따위로 불안에 떨 시간은 더이상 없다네. 그저 싸우는 거지. 끝장을 볼 때까지 줄기차게 싸울 뿐이라네."
-503쪽

"나(막시무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소, 군데리크 왕이여-"
그 순간 궁수가 화살을 날렸다. 화살이 망토를 뚫고 방패를 지나 어깨에 박히면서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충격으로 인해 몸이 옆으로 기우뚱했고, 비틀거리면서도 필사적으로 균형을 잡느라 애쓰는 와중에 두 발의 화살이 더 날아와 방패에 박혔다.-515쪽

"퀸투스!"
군데리크가 뒷걸음질쳐서 왼편으로 물러났다. 그가 마치 고양이처럼 날새게 칼을 잡아들자 소름 끼치는 무시무시한 소리와 함께 칼집에서 칼이 빠져나왔다. 그가 단칼에 나를 죽이려고 칼을 높이 치켜든 순간 부옇게 빛나는 칼날이 허공에서 번쩍이는 것이 보였다.
나는 아그리콜라의 칼로 그의 오른편을 겨누며 한 발 앞으로 나아갔고, 순간 내 팔이 살짝 구부러졌다. 내가 팔꿈치를 쭉 펴자 그의 칼이 팔길이만큼 내려가면서 그의 손에서 떨어져나와 내 방패의 가장자리를 넘어 어깨 위에 얹혔다. 잠깐 동안 우리는 서로 마주보면서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그가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반달 족이어야 하는 건데······"
내가 대답했다.
"설사 왕이라 해도 삼 인치면 충분할 테지."
그의 무릎이 꺾였고 그가 넘어지는 순간 나는 그를 붙잡았다.
해자 가장자리에 매복하고 있던 궁수는 여섯 발의 화살을 맞고 죽었다. 나는 죽은 왕을 끌고 널빤지를 건너 돌아왔다.-5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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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원의책추천

http://www.youtube.com/watch?v=ZofQnTsp1hQ 

 

교보문고 2010년 8월 주제 도서 시대공감 

이라는데 어디인지 링크는 못 찾음. 

 

1. 시대 상황으로서의 탐욕과 절망 

2. 이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 처방으로서의 교양 의식  

3.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역사에 대한 이해와 자아 성찰


1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기노시타 쇼조, 천황에게 폭탄을 던지다- 인간 이봉창 이야기
배경식 지음 / 너머북스 / 2008년 10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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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역사에 대한 이해와 자아 성찰
☆이 분야 한권의 책☆
☆15권 책 중 한 권의 책☆
"여러 사람에게 추천하고 저 자신도 읽고 감동을 받은 책"
그들의 새마을운동- 한 마을과 한 농촌운동가를 통해 본 민중들의 새마을운동 이야기
김영미 지음 / 푸른역사 / 2009년 6월
19,000원 → 17,100원(10%할인) / 마일리지 9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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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역사에 대한 이해와 자아 성찰
마을로 간 한국전쟁- 한국전쟁기 마을에서 벌어진 작은 전쟁들
박찬승 지음 / 돌베개 / 2010년 6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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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역사에 대한 이해와 자아 성찰
대한민국 선거이야기- 1948 제헌선거에서 2007 대선까지
서중석 지음 / 역사비평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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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역사에 대한 이해와 자아 성찰

"이 책 읽고 최근 쓴 [지배자의 국가 민중의 나라 ] 읽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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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계 살림지식총서 85
강유원 지음 / 살림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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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젖을 먹고 자라다가 양치기에게 발견된 군신(軍神) 마르스의 아들들인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는 세력이 어느 정도 커졌을 때 로마를 분할 통치하기로 하였다. ... 그런데 얼마 안 있어 싸움이 벌어진다. 로물루스가 세력의 '경계' - 이것이 모두스의 두번째 의미이다 -를 나타내기 위해 팔라티누스 언덕과 아벤티누스 언덕 사이에 파 두었던 도랑을 레무스가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로물루는 모두스를 무시한 레무스를 죽였고, 팔라티누스 언덕 주변에 성벽을 쌓아 그것을 도시(civitas)로 만들었다.

==> 성경 창세기 아담의 아들 카인은 동생 아벨을 죽이고 추방되어 성을 쌓았고, 로물루스는 동생 레무스를 죽이고 정복하여 성을 쌓고 로마의 시조가 된다.-44쪽

그러나 결국 그는(율리우스 카이사르) 루비콘 강을 건너기로 결심한다. 모두스를(modus 방법,경계) 파괴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그 모두스에 걸려 죽느냐, 아니면 자신이 새로운 모두스를 만드느냐뿐이다. 그는 이렇게 외쳤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이 강을 건너면 인간세계가 비참해지고, 건너지 않으면 내가 파멸한다. 나아가자. 신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우리의 명예를 더럽힌 적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주사위는 던져졌다!"-45쪽

로마인들은 행복했다. 자신의 몸을 바쳐 지켜내기만 하면 자신의 불멸성을 보장해주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튼튼한 제국의 테두리 안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호 거래를 통한 이익이 국가와 개인 모두에게 각인되었다는 것, 이 점이 로마를 지탱한 근본적인 힘이었다. 이러한 로마가 무너졌다는 것은 불멸성 보장체제가 무너진 것을 의미했다. 이 붕괴는 한순간에 일어나지는 않았다. '이게 아닌데'라는 의심은 헌신의 감소를 낳고, 헌신의 감소는 또다시 체제의 허약함으로 귀결되고, 그러다가 로마는 무너져 내린 것이다.
그것이 더 이상 자신의 무상성을 보상해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로마라는 도시 경계선을 벗어나 각자의 체제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우리가 언제 국가를 이루고 살았냐는 듯이, 저마다의 섬 속에 스스로를 가두었다. 기존 체제가 무너지면 사람들은 현실에 다시 체제를 세우려는 엄두를 쉽제 내지 못한다. 서양 중세에서는 더욱이 그런 시도가 쉽지 않았다. 현실에세 체제를 세우려는 의욕 자체를 어이없게 여기는 종교의 힘이 그들을 제압하고 감싸고 있었기 때문이다.

==> 동양의 유교는 "족보"를 통해 충효 강조-52쪽

그러나 신비주의는 고작 허무주의로 귀결될 뿐이요, 중세는 어렵게 회복했던 이성을 '신성한 무지'의 제물로 바치게 되고, 합리주의적 과학은 경건한 믿음 앞에서 힘을 잃는다. 그리하여 파리 대학의 학장이었던 장 제르송은 [그리스도를 본받아]에서 이렇게 읊조린다.

"많은 사람들이 학문을 얻기 위해 힘들게 애쓴다. 그리고 나는 그것(학문) 또한 헛되고 헛되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것은) 정신을 힘들게 하는 일일 뿐이다. 이 세상 자체가 지나가버릴 터인데, 이 세상 만물에 대해 아는 것이 무슨 소용이겠느냐? 마지막 날에는 네가 무엇을 알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행했느냐를 물을 것이며, 네가 가게 될 지옥에는 학문도 없을 터인즉 헛된 수고를 그치라.

==> 성경 구약 전도서 패러디.-60쪽

프랑스 혁명으로 상징되는 근대 이전에는 세계가 너무도 단순하고, 인간의 삶이 자연에 거의 완전히 종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텍스트가 세상을 바꾼다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었다. 텍스트는 그저 귀족들의 여유를 치장하는 것이었다. 반면, 근대 이후의 세계는 너무도 복잡해지고 세계를 움직이는 힘 자체가 다양해져서 텍스트가 개입해들어갈 여지가 거의 없다. 이래저래 텍스트는 현실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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