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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 존 가트맨.최성애 박사의
존 가트맨.최성애.조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뇌는 크게 3개의 계층으로 나뉜다. 제1층인 ‘뇌간’은 호흡, 혈압, 체온 조절, 심장 박동 등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즉 거의 모든 동물들이 가지고 있다. 제2층은 ‘변연계’로 감정을 다스리고 기억을 주관한다. 포유류는 대부분 변연계를 가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개나 원숭이도 충성심, 질투 등 다양한 감정을 보인다. 제3층은 ‘대뇌피질’인데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고, 고도의 정신 기능을 담당한다. ‘대뇌피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전두엽은 남자 평균 30세, 여자 평균 25세에 성숙한다. 즉, 절반 이상은 28세가 넘어서야 전두엽이 성숙한다. 사람들이 흔히 철들었다고 하는, 아기 낳고 키우다가 부모님의 은혜를 느낀다는 나이다. 안타깝게도 50세가 넘기 시작하면 전두엽이 퇴행하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우리 주위에는 이성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언제나 대다수다.
이렇게 생각해 볼 때 경제학에서 말하는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간)라는 가정은 무용지물이 된다. 사람이 가장 기분 나빠하는 순간 중 하나는 누군가가 자신을 도구화할 때다. 남편으로서 금전출납기 대접을 받거나, 부인으로서 성적 만족의 도구로만 생각된단 느낌을 받으면 우리는 자존심 상해한다. 그런데도 학교와 사회에서는 전문가, 경쟁력, 선택과 집중, 부가가치, 수요공급의 논리를 펼치며 자꾸 사람을 도구화하는 교육만 한다. 화학 산업이 뜰 때는 화학 공학자에게 교육, 군대, 학자금 대출 등 여러 혜택을 주다가, 그쪽 산업이 망하면 “앞으로 알아서 사세요.”라며 내팽개친다. 이런 저런 이유들이 모여서 결국 대한민국은 전 세계 자살률 1등 국가가 된다.
사람을 도구화하는 이성 위주의 교육을 막고 감정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대가족이 필요하다. 가족 수가 2명일 때는 관계의 선은 하나만 그려진다. 하지만 가족 수가 3명이면 관계의 선은 6개가 그려지고, 7명이면 966개가 그려진다. 한 집안에서 이렇게 가족끼리 지지고 볶다 보면 다양한 감정을 다루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서로 감정에 대해 배려하는 과정에서 전두엽에 성숙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 대가족으로 돌아가기는 힘들기에 우리는 ‘감정 코칭’을 배워야 한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에게는 더욱 그렇다.
감정 코칭은 크게 5단계로 나뉜다. 상대의 감정 인식하기 => 이 감정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까 고민하기 => 상대의 감정 공감하고 경청하기 => 상대가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주기 =>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가 그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경청’과 ‘표현’이다. 우리가 10대 때 전두엽이 덜 발달했다고 해서 감정이 없지 않았듯이, 아이들의 감정도 주의 깊게 들어주고 공감해줘야 한다. 표현의 경우 예를 들어보자. 승원-승수 형제가 저녁을 먹고 공부를 하다가 티격태격하다가 서로 싸웁니다. 이때 아이를 붙잡고 “분하다”, “억울하다”, “속상하다” 와 같이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면 아이는 이 감정을 통해 어떻게 대처할까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당연하게도 아이 교육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부부 관계다. 부부 관계가 올바르면 대개 아이도 올바르게 큰다. 그리고 부부 관계가 올바르기 위해서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성찰해야 한다. 너무나 많은 부모가 ‘나는 잘못하고 있지만 너는 똑바로 하라’라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자식을 탓하기 전에 우선 자신을 돌아보는 게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