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이 반드시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인 것도 아니다. 그것은 단지 세상을 경험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다. 하지만 감정이 삶을 지나치게 휘두르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감정을 깊이 느끼는 성향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그 감정을 통제하는 법, 즉 스위치를 끄는 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깊게 느끼는 일은 마음을 지치게 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몸 또한 함께 소진한다. 감정이 늘 곤두서 있으면 신경계는 계속 비상 상태를 유지한다.

아무리 애쓴다고 해도 개인이 모든 사람을 구할 수는 없다. 주변 사람들의 감정적인 짐을 대신 짊어지면서 자신의 마음은 무사하기를 바라는 일도 불가능하다. 타인의 행복까지 책임질 의무는 없다. 그 책임을 혼자 떠안으려 들면 결국 완전히 고갈되는 것은 물론, 상황에 대한 배신감까지 감당하게 된다.

이렇게 지나치게 마음을 쓰다 보면 이용당하기 쉬워진다. 언제나 선뜻 달려와 주고 늘 승낙하며 배려하는 태도를 보이면 사람들은 이를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한다. 고마움 대신, 어떻게 대해도 항상 그 자리에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는 사이, 참아서는 안 될 일들까지 참고 넘기게 된다.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조차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며 애써 감싸준다.그 결과, 남들이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지도 않고 스스로도 내가 지닌 가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일방적인 관계 속에 자신을 가두고 만다.

현실은 냉정하다. 내가 누군가를 아낀다고 해서 그들도 똑같이 나를 아껴주지는 않는다. 이 사실을 깨닫는 일은 매우 고통스럽다. 마음속에 소리 없는 원망이 쌓이고, 마음을 황폐하게 만든다. 한때 소중히 여겼던 관계조차 나를 소진하는 짐처럼 느껴진다. 세상과 적절한 경계를 세우지 못한 채 마음을 쏟다 보면 타인의 감정과 무게까지 모두 떠맡게 된다. 그리고 그 무게 아래에서 정작 자신은 무너지지 않으려 처절하게 버텨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만다. 타인의 삶까지 책임질 수 있다는 착각과 과한 헌신이 자신을 집어삼키는 결말을 맞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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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 ㅣ 맞불
노지양.홍한별 지음 / 동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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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어긋난다는 건…’

번역가 두 분의 편지로 만들어진 에세이 책이지만, 번역이라는 같은 직업으로 인한 고충 뿐만아니라 삶의 이야기들, 깨알재미로 단숨에 읽었는데 부러운 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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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언젠가는! 우리도 다른 모든 이의 소망처럼 이 시기가 지나가면, 또한 우리 아이들이 청소년에서 청년이 되었을 때, 따끈따끈한 원서 한 권 품고 여행을 떠날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 너도 네가 번역한 책 제목처럼 ‘도시를 걷는 여자들’의 한 명이 되어 파리 골목을 쏘다니게 되길. 아니면 안개가 자욱한 런던 거리를 걷다가 코난 도일과 애거사 크리스티의 책에 나온 장소들을 방문해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노력했는데 실패하기도 하고 기대 안 했는데 기쁜 일이 생기기도 하고, 오늘은 암담해 보였는데 다음 날이 되면 수월해지기도 하더라. 오늘 울었다고 해서 내일도 울라는 법은 없더라고.

우리 번역가의 하루는 대체로 아무 교류도, 사건도 없고 마치 정지 화면처럼 고정되어 있지만 마음속에선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비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지. 주인공이나 저자와 사랑에 빠졌다가 미워지기도 하고, 일 때문에 기분이 하늘을 날았다가 급격히 바닥을 치기도 하고, 난제를 만나고 고뇌를 하지. 아무리 홀로 고요히 일을 한다 해도 평정심은 쉽게 찾아오거나 유지되지 않더라. 그래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서 나의 감정을 관리하는 것도 번역을 잘하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 어떤 아픔이나 좌절도 시간이 상당 부분 치유해준다는 사실을 아는 나이가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It’s a good life. 평범하다고도 할 수 있는 일상 이야기에 덧붙여진 이 문장이 마음에 오래 남았어. ‘나는 내 삶을 두고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싶어 조금 놀라기도 했고. 쉬운 문장이지만 쉽사리 번역되지 않는 낯선 정서라는 생각도 들었지.

"It’s a good life"라는 말도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은 아니지. 한국인들은(그중에서도 나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심하게 그러는 편인데) 대체로 자신을 깎아내리는 습관을 예의로 장착하고, 아무리 행복하고 잘 나가더라도 그렇다고 말하지 않고 겸손을 떨거나 엄살을 부리니까. 행복감이나 만족감을 과시하다가 동티가 난다거나 다른 사람의 질시를 사서 험한 꼴을 당한다는 경고를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듣기도 했고. 과연 나도 제레미처럼 내 삶을 자신 있게 긍정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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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우리 집에도 만 17세 청소년이 있는데 자문을 구할 걸 그랬나. 그런데 가끔 우리 딸이 친구랑 통화하는 걸 들어보면 ‘인성’과 "개빡쳤다"가 대화의 반 이상을 차지하더라.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 디엠을 보여달라고 할 수는 없으니 오늘도 SNS를 들여다보면서 ‘요즘 애들’ 말투를 배운다. 그리고 SNS가 번역가들에게는 인생의 낭비만은 아니라고 주장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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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멘사코리아 수학 트레이닝 - IQ 148을 위한 ㅣ IQ 148을 위한 멘사 퍼즐
멘사코리아 퍼즐위원회 지음 / 보누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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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책은 종이책이 국룰이지….ㅎ-ㅎ
샤프펜 하나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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