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독자들이 한 가지만 분명히 기억했으면 좋겠다. ‘가족이라서 다 괜찮다’라는 생각은 착각이라는 것. 가족이니까 모든 문제에 개입하고 지적하고 충고해도 상관없다는 말은 오판이라는 사실이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가족이니까 상처를 줘도 이해하리라는 잘못된 생각을 한다. 하지만 오히려 가족이라서 더 아프고 속상하고 잊히지 않는다. 남들 같으면 무시하거나 상대하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가족이라서 가슴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학교는 졸업하면 그만이고, 직장은 옮길 수 있지만, 가족은 바꿀 수도 끝낼 수도 없는 관계이기에 생채기는 점점 심하게 곪아 간다.
자신과 가족을 객관화하는 연습을 위해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자신과 가족을 객관화한다는 뜻은 가족관계를 혈연과 필연의 관계 속에서만 바라보거나 대하지 않고, ‘타인’을 대하듯 적당한 격식과 예의를 갖추는 일이다. 일종의 가족 간 ‘거리 두기’다.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너무 차갑지도 너무 뜨겁지도 않은 적절한 거리를 말한다.
가족에 대해 가졌던 막연한 환상을 깨뜨리고, 가족 간에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 이것이 건강한 가족관계를 위한 첫걸음이다. 희뿌연 안개가 걷히면 대상이 명료하게 드러나듯 자신과 가족을 객관화하면 가족이 어떤 존재인지, 내가 어떤 존재인지 비로소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건강한 가족관계를 위해 지금 우리가 꼭 실천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