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총을 들 수밖에 없었는가? 그 대답은 너무나 간단합니다. 너무나 무자비한 만행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만 없어서 너도 나도 총을 들고 나섰던 것입니다. 본인이 알기로는 우리 학생들과 시민들은 과도 정부의 중대 발표와또 자제하고 관망하라는 말을 듣고 학생들은 17일부터 학업에, 시민들은 생업에 종사하고 있었습니다.(…)
(…) 여러분! 잔인무도한 만행을 일삼았던 계엄군이 폭돕니까? 이 고장을 지키겠다고 나선 우리 시민군이 폭됩니까? 아닙니다. 그런데도 당국에서는 계속 허위 날조, 유포하는 데 혈안이 돼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 우리 시민군은 온갖방해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의 안전을 끝까지 지킬 것입니다. 또 협상이 올바른방향대로 진행되면 우리는 즉각 총을 놓겠습니다. 일부에서는 우리 시민군에대해 오해가 많은 것 같습니다. 민주시민 여러분! 우리 시민군을 절대 믿어주시고 적극 협조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980년 5월 25일에 발표된 <광주 시민 궐기문>의 일부다. 5월 17일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촉발된다. 첫날부터 무차별적인 시위 진압이 이루어졌고 5월 21일 전남도청과 전남대학교 앞에서 계엄군과 시위대가 대치하다 계엄군의 무차별 발포로 수많은 시민이 살상당한다. 이에 격분한 시민 중 일부가 무장 대치했으나 5월 27일 진압이 완료된다. 궐기문에서 시민 무장의 당위성, 공수부대원들의 잔혹성 그리고 지역감정 등 아픈 시대 상황을 살펴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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