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부의 집에서 한 번 벼슬길을 잃게 되면 집안이 탕진되어 유리걸식하며 천한 무리에 섞이지 않는 사람이 없는데, 그 이유의 하나는 자포자기하여 경전과 사서를 포기하기 때문이요, 다른 하나는 놀고 먹으며 습관을 고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록 음풍영월로 어려운 운자를 넣어 시의 우열을 겨루어서 한때의 헛된 명예를 얻는다 하더라도, 이런 것이야 물결에 떠가는 꽃잎과 같아서 곧 없어져버리는 것이다. 근본과 근원이 없는 학문이 어떻게 크게 떨칠수 있으랴.
또한 의복과 음식의 근원이 되는 것은 오직 뽕나무와 마를 심고 채소와 과일을 심는 것이며, 부녀자는 길쌈을 부지런히 해야 한다. (...) 공손하고 성실하게 경전을 정밀히 연구하고, 부지런하고 검소하게 과일나무와 채소를 심어 가꾸는 데에 힘을 다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도를 지키며 일을 줄이고 경비를 절약하면 집안을 보존하는 어진 큰아들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