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다양한 신화, 특히 여성 신화가 풍성한 곳이다. 그중 설망대할망 이야기가 가장 유명한데, 할망이 경기도의 토사를 한 줌 손에 쥐고 바다에 뿌리니 제주도가 생겼다고 한다. 할망이 매우 컸기 때문에 한라산 꼭대기 백록담의 물로 머리를 감았다고도 하고 물장오리오름에 가서 지팡이로 이 산 옆구리를 두들겼더니 물이 난데없이 솟아나와 호수가 생겨 그곳에 몸을 담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계란을 풀어놓은 것처럼 퍼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마을도 산촌, 양촌, 해촌으로 나뉜다. 산쪽에 몰려 살면 산촌, 바다 쪽에 몰려 살면 해촌이고 그중 양촌은 가장 좋은 땅을 차지하고 농사짓는 지역을 의미한다. 양촌에는 양반들이 살았고 유교 문화의 영향이 강했다. 해촌에서는 물질을 하면서 살았고 잠녀라고 불렸던 해녀들이 이곳에서 경제를 주도했기 때문에 가난하고 천시되던 지역이었다. 토지가 없어도 생존이 가능하다는 특성 때문에 해촌에서는 독립적으로 생계를 꾸리는 여성들이 많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