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로 어디로 들입다 쏘다녔는지 하나도 모른다. 다만 몇 시간 후에 내가 미쓰코시 옥상에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거의 대낮이었다. (…) 사람들은 모두 네 활개를 펴고 닭처럼 푸드덕거리는 것 같고 온갖 유리와 강철과 대리석과 지폐와 잉크가 부글부글 끓고 수선을 떨고 하는 것 같은 찰나, 그야말로 현란한 극한 정오다.
-이상, <날개> 중
이 글에서의 ‘미쓰코시‘는 미쓰코시백화점, 오늘날 명동 신세계백화점을 말한다. 이상은 당대 유명한 모던보이였다고 한다. 그는 돈이 없어도 명동 거리에서 커피를 마시며 낭만을 누렸다.
일제 강점기 때 명동은 대표적인 일본인 거주지로 ‘메이지마치‘라 불렸다. 근처 충무로 역시 일본인 거주지였는데 ‘혼마치‘라고 불렀다. 지금도 그렇지만 명동과 충무로, 을지로 일대는 일제 강점기부터 상업이 번창한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