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팅이 나오는 장면들은 대체로 문화적 규범을 벗어난다. 그래서 사회질서를 뒤엎는 데 대함 대리만족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혹시라도 그만두는 장면이 누군가가 최후통첩을 날리고 휘몰아치듯 나가버리는 식으로 비슷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장면이 유발하는 감정이 사실상 모두 같다고 생각한다면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퀴팅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그만두는 순간은 엉뚱하고 유쾌하며 멋있어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 현실이 보이면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한다.

살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싸우는 것이 중요하니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간결한 글로 힘주어 말하는 거라며 몹시 강렬하고 눈을 뗄 수 없는 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반면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시로 보는 사람도 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인가? 퀴팅이라는 문제는(이 시의 경우 삶을 그만두는 문제는) 우리가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여행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는지 알아보는 일종의 로르샤흐 심리검사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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