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부천경찰서 문귀동 경장의 성폭력 사건으로, 민주화운동의 중요한 도화선 중 하나였다. 1980년대는 대학생 운동권의 전성기였다.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비롯한 각종 급진적인 사상이 수용됐고 정치적 민주화는 물론 노동자와의 연대 투쟁 등 다양한 사회 참여가 모색되던 시기였다. 수많은 대학생이 노동운동을 위해 무장 취업을 했다. 당시 23세의 의류학과 학생이었던 권인숙 역시 (주)성신이란 가스 배출기 제조업체에 ‘허명숙‘이란 가명으로 위장 취업했다. 그리고 얼마 후 경찰관들에게 체포돼 조사받던 중 부천서 상황실장 문귀동 경장에 의해 끔찍한 성고문을 당한다.
성고문 폭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변호사조차 성고문 문제를 덮어야 기소유예 해결할 수 있다고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권인숙은 폭로를 결심하고, 결국 변호인단은 문귀동과 옥봉환 부천경찰서장 등 관련 경찰관 6명을 상대로 독직, 폭행 및 가혹 행위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한다. 그리고 문귀동은 무고의로 맞고소하면서 사건이 널리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