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는 세 가지 기본 인생 자산에 기인한 것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범주는 ‘인간을 이루는 것’이다. 즉 가장 넓은 의미에서의 인격을 의미한다.
두 번째 범주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것’이다. 즉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재산과 소유물을 의미한다. 세 번째 범주는 ‘인간이 남에게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즉 남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 즉 남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가 하는 것이다.
앞에서 소개한 인생 자산의 첫 번째 범주인 ‘인간을 이루는 것’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자연 스스로가 인간들 사이에 어떠한 차이를 만들었는가?’ 하는 것이다. 이 사실에서 볼 때 자연이 인간의 행복이나 불행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인간들이 결정한 것에 지나지 않은 나머지 두 범주에서 규정한 차이점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영향에 비해 훨씬 더 본질적이고 더 결정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외부의 상황이나 사정이 똑같다고 하더라도 개개인에게는 완전히 다른 영향을 미치는 것이며, 동일한 환경에 살아가는 개개인들은 각각 다른 세계를 살고 있다. 사람은 자신만의 생각, 감정 그리고 의지를 가지며 단지 그러한 것에만 직접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다. 외부의 것들은 그저 그러한 것들의 원인이 되는 경우에 한해서만 그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개개인이 살아가는 세상은 각각의 관점이 어떠한가에 달려 있어서 생각의 차이에 따른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세상은 빈곤하고 진부하고 하찮은 곳이거나 혹은 풍요롭고 재미있으며 또 값진 곳이기도 한 것이다.
개개인은 마치 자신의 피부 같은 스스로의 의식 속에 들어가 있고, 오직 그 안에서만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외부에서 그를 도울 방법은 별로 없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사회적 지위와 부, 즉 역할의 차이와 같은 것은 아니다. 인간을 위해 존재하고, 인간에게 일어나는 그 모든 것들은 오로지 인간의 의식 안에서 존재하고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의식의 수준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며, 나아가 더 본질적으로는 대개 그 형태보다는 그 속에 들어 있는 성질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그 어떠한 사치와 향락이라도 멍청한 이의 아둔한 의식 속이라면, 힘든 감옥 안에서도 <돈키호테>를 썼던 세르반테스의 의식에 비하면 빈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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