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도,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가슴에 두 개의 영혼이 있다.
?오이겐 블로일러, 『정신의학 교과서』

모호한 상실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상반되는 생각과 감정들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회복될 가망 없이 병든?혹은 오랫동안 의문의 실종 상태에 있는? 가족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는 한편, 하루빨리 종결짓고 헛된 기다림이 끝나기를 또한 희망한다.

한 세기 이상의 시간 동안, 양가성의 개념은 심리학과 정신의학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졌는데 주로 상반되는 감정 충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1 그것은 일반적으로 사람이나 고착된 생각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 사이의 갈등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된다.

양가성은 가족의 외부적 결함?끝내 실종자를 찾지 못하거나, 의료진들이 명확하게 진단을 내릴 수 없거나, 또는 치명적인 질병을 치료할 수 없을 때?에 의해 대개 그 정도가 심해진다. 사람들은 그런 모호함 때문에 상황을 이치에 맞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끌려간다

모호한 상실은 부부나 가족의 명확한 경계를 흐리게 하며 가장 친밀한 관계에 의문을 갖게 만든다. 누가 경계 안에 있고 누가 밖에 있는지 불분명하다. 공포와 분노가 혼란스럽게 뒤섞인다.

양가성과 모호성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에 현대의 반전이 숨어 있다. 의료 기술은 병을 진단하고 특정 질병에 걸릴 사람들을 미리 식별하는 데 있어 큰 발전을 이룩했고, 때문에 그와 관련된 정보를 얼마나 미리 파악할 것인지 여부는 이제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를 아는 것보다 모호함을 선호한다. 모르고 있을 때 무서운 질병을 피할 수 있다는 희망의 가능성을 허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진실의 암흑 속에 있기를 선택할 때는 대가가 따른다.

대부분 모호한 상실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명확하게 설명해줄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만, 사용 가능한 정보가 없다.

사람들의 정신과 자아에만 집중한다고 해서 항상 양가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어쩌면 그들이 모든 증상을 자신의 탓으로 여기게 될 여지도 있다. 양가성 해결에 대한 기존의 접근 방식은 사람들에게 감정의 양면을 인식하도록 돕는 데 달려 있지만, 모호한 상실로 인해 복합적인 감정이 드러날 때는 외부 상황도 함께 다루어져야 한다.

힘든 상황에서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불행한 상황들이 그들의 잘못으로 초래된 것이 아님을 안다면, 감정의 모든 변화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나 상담에 보다 덜 저항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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